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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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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시작하기 마구 쏟아지는 한밤 도시의 불빛들은 호노카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히 밝았다. 그녀는 지금 오토노키자카 앞, 눈이 부시는 밝은 거리의 한복판을 걷고 있었다. 수많은 사람과 높은 건물들 틈에서 호노카는 귀에 헤드폰을 착용하고 걷고 있었다. 그러나 딱히 무슨 목적이 있는 건 아니었다. 뮤즈의 해체 후 공허해진 마음은 이리저리 휩쓸려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했다. 그러나 지금 그녀 눈앞의 환상적인 불빛은 그런 것을 다 치워버리고 호노카를 설레게 하고 있었다. “와, 예쁘다.” 그녀도 모르게 입에서 나온 말이었다. 어라이즈의 모습이 큰 건물의 대형 모니터에서 나타났다. 그곳의 그녀들은 프로로서의 전향을 알리며 무대에서 신곡과 함께 춤을 추고 있었다. “부럽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그녀도 모르게 나온 말이었지만,..
재밌는 날들 “호노카?” 우미의 말에 소스라치게 놀란 호노카는 잠시 머릿속에서 떠오르던 생각을 멈추고 그녀를 바라보았다. 무슨 일인지 우미는 놀란 표정으로 호노카를 바라보고 있었고 갑자기 심각한 것 같은 상황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무슨 일이냐고 되묻는 호노카의 말에 그런 감정이 담겨 있었다. 우미는 호노카가 단순한 물음에 심하게 놀란 것 같아서 어리둥절했다. 창문에서 들어오는 오토노키자카의 아침 햇빛이 우미의 뒷머리를 향해 따뜻해지는 동안 호노카는 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처럼 멍하니 있었다. 우미의 한 손에는 펜이 들려있었고 그 손 밑에 적혀있는 가사들 주변엔 지우개의 흔적들이 가득 남았다. “무슨 생각하길래 그렇게 놀란 건가요?” 호노카는 그냥 살짝 웃으면서 손을 내저었다. “별일 아니야. 그런데 왜?” “..
오해 "니코, 할 말이 있어" 에리치카가 찾아온것은 점심시간이었다언제나처럼 부실에 있던 나는 지금 영문도 모른채 끌려가고있다 "에리쨩, 니코는 아직 밥도 못먹었는데~""그렇게 오래 안 걸릴테니까""으, 으응 니콧" 에리는 뒤도 돌아보지않고 대답했다. 분위기 무서워- "어디로 가는거야?""옥상" 표정으로 보아 에리가 한다는 말은 중요한것이 틀림없다.다만, 뮤즈와 관련된것이라면 굳이 부실에서 나올필요가 없을텐데개인적인얘기한거다거의 붙어다니는 노조미도 떼놓고 왔다는것은 노조미한테도 얘기못할 상황이란건가...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어느새 옥상에 도착해 있었다 "들어가""니콧" 어째 태도가 범죄자라던가한테 구는것 같은데... "니, 니코니- 에리쨩 무슨 ㅇ"쾅-! 에리는 밖으로 따라 나와선 옥상문을 거칠게 닫았다.그..
뮤즈에 들어와서 첫 고민 요즘 들어서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몸은 뮤즈의 모두와 아이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생각은 다른 곳에 가있다고 해야할까요? 최근에 모두에게 같은 지적을 받았습니다. 자신감 있던 동작이 요즘에는 소심해지고 힘이 없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분명 아이돌 활동을 하면 즐겁고 재밌습니다. 하지만 마음 속 한편으로는 찝찝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어릴 때 좋아하는 것을 많이 하라는 사람들도 있고 저도 그것에 동의는 하지만 계속 마음에 남습니다. 정말 스쿨아이돌을 계속 해도 되는지? 이게 정말로 제가 계속하고 싶은 건지? 단순히 호노카의 어리광에 못이겨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물론 스쿨아이돌 활동이 좋냐 싫냐를 따지면 좋습니다. 좋아하는 아이들과 같이 즐기면서 하는 일을 빈말이라도 싫다고는 할 수..
만남으로부터 *대략 sds - 보쿠히카 사이. 호노에리 --------------------- 아름다운 파란색 눈과 반짝이는 금발. 좀처럼 보기 힘든 외모의 손님이 처음 호무라에 왔을 때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오토노키자카 학원의 입학식. 흩날리는 벚꽃의 아래서 그 아름답고, 이국적인 모습을 다시 봤을 때, 시간이 지나도 잊지 않고 한 눈에 알아봤었고, 새로운 학생회장의 취임식. 강당의 연단에서 학생들을 바라보며 선서하던 그녀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응원했었어. 학교의 폐교가 결정되고 방과 후까지 학생회실에 남아 고민하는 모습을 봤을 때, 폐교는 나에게도 큰 문제로 남아 함께 고민했어. 텅 빈 교실. 홀로 앉아 있던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을 때, 마주잡던 그녀의 손은 정말로 따뜻했었지. 그녀와 함께 보내온 매일매..
너도 웃으면 되잖아. 심심한 일 투성이다.뭘해도 그냥 무감각하게 일을 행할 뿐 했다는 성취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모든 일에 흥미를 잃었기 때문이겠지.재미없다.요즘 들어서는 이런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아이들과 같이 하고 있는 스쿨아이돌에 관한 것도 이제는 그냥 정때문에 하는거지 진심으로 즐긴다는 의미에서는 할 수 없었다.이런 생각 나만 하고 있는 거겠지. 언제나 활짝 웃으면서 스쿨아이돌을 하고있는 모두가 조금은 질투날 정도이다.이제 아이돌로서는 끝난 건가?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도 느끼지 못하고 웃을 수도 없을 뿐더러, 거짓 미소는 잘 짓지도 못한다.책상 앞에 놓인 봉투를 보며 한숨을 쉰다. [퇴부서] "어쩔까나..."일단 쓰기는 했지만 역시 고민이 된다.갑작스럽게 나가버리면 애들이 무슨 말을 할지도 고민이고 말이다.일단 가방에..
SuperMoon을 꿈꾸는 SuperStar 슈퍼문, 달과 지구 사이의 거리가 가까워져 달이 커보이는 현상.사실 슈퍼문은 눈으로 봐봤자 조금 더 잘보이는 평범한 달 일뿐인데,사람들은 어째서 이것에 쓸데없는 의미부여를 하면서 즐거워 하는 것일까. “마키쨩, 마키쨩. 슈퍼문은 영어로 이렇게 쓰는건가?” Soofermun, 어느샌가 내 공책귀퉁이에 적혀있는 이상한 영어단어.평소에 영어랑 얼마나 벽을 치고 살면 저런 스펠링이 나올 수 있는 것일까. “도대체 어떻게 쓰면 그렇게 되는건데.” “에, 분명 발음대로 적으면 맞는 것 같은데말이다냐…….” “Supermoon이야. 린은 정말 영어를 못하네.” 나는 볼펜으로 이상한 슈퍼문을 까맣게 칠해놓고, 아래에다 제대로된 슈퍼문을 적어놓는다. “…그럼 슈퍼스타는 어떻게 쓰는지 알아?” “Superstar잖아?” ..
무제 내가 하고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모르겠어. 정해준길을 따라가다보면 그것이 내길인지 모르겠어. 내가 하고싶은일이 이게 맞는걸까, 이건 내가 할수있는 일 일뿐인걸까. 지금껏, 꿈을 찾고있어. 한쪽에서는 모두가 손을 흔들며, 여기로 오라고 하는 길이있다.꽃가루가 휘날리고, 햇볕이 들어오고, 구름이 선선하게 흘러가는 포장도로. 하지만, 내키지가 않는다. 젊음의 오기인걸까, 그 누가 하는 말처럼 정말 다 크면 아, 그랬어야 했는데- 하고 후회할날이 오는걸까. 그런날이 와도과연지금이 행복하지않은데. 의미가 있는거야? '....아.' '마키, 무슨생각?' 잠깐 졸았나, 수업시간이 끝났다. 곧있으면 졸업식이니 풀어진건가, 나. 살짝 입에서 새어나오는 하품을 손으로 틀어막는다. '..글쎄.' '혹시, 오토노키자카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