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 전-
서늘한 바람이 뺨을 흩고 지나간다.
'... 지금은 여름인데?'
괜스레 드는 이상한 생각에, 옆에 있던 마키를 바라본다.
『니코, 하고 싶은 말이라도 있는 거야?』
계속 보고 싶어지는 얼굴만이 있을 뿐, 아무 일도 없었다.
『아니, 아무 일도 아니야, 니코』
그때는 알고 있었을까. 내가 그 얼굴을...없애버렸단걸.
-----------------
-마키의 집-
"그 말은 지금 마키 아가씨가 실어증.. 에라도
걸렸다고 말하고 싶은 겁니까, 당신?"
마키는 지금... 말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는 상태일 것이다.
『네. 그리고 그건 저만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에요.』
"당신, 당신이 한말에 책임을 지실 수는 있나요?"
'당연.. 하지.'
아니. 책임이고 자시고, 내가 그 대가를 받아야 한다.
'당연.. 한 거야.'
『벌을 받을 준비는 물론 돼있습니다. 한 번만 마키를 보게 해주세요.』
이것이, 최대의 승부수다ㅡ
이것이 실패한다면, 내 삶의 의미도..같이 없어질 테니까.
------------------
'마키, 대단해~!니코가 우리 집에 들어왔는데?'
'닥치라고 했어..!'
'너는 지금 나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이 그것밖에 없나 보구나.'
'너는 지금 문제를 회피하고 있어.'
'너는 그냥 손을 낫게 하고 싶은 생각이 없는 거야, 마키.'
'나'의 목소리는 갑자기 여러 곳에서 들리기 시작했다. 저 앞에 있는 문에서도,
내 옆에 있는 곰돌이 인형에서도, 그리고 내가 볼 수 있는 모든 곳에서.
내가 지금 뭘 해야 할까?
나는 계속 니코를 피해야만 하는 걸까?
이대로 니코를 계속 거부해야 할까?
『아니. 넌 나를 피할 생각이 없어, 마키.』
어느새 내 눈앞에 서있는 '그것'이 보인다. 아니, 저게 과연 '그것'인 건가?
『... 난 진짜야. 환영 같은 게 아닌, 야자와 니코라고.』
확신한다. '그녀'다.
『.. .......』
'아무 말도.. 나오지가 않아.'
『.... ......!! 』
나는 왜, 이런 상황까지 온 것일까?
'내가 니코를, 용서해야 할 상황인가? 내가?'
'나를 이꼴로 만든, 저 여자를?'
....개소리..... 마!!!
-----------------
부르르르르...
부르르.......
부르르르르......
....
..
.
픽.
떨리던 시곗바늘이 멈췄다.
시계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
-다시 한번,마키의 집-
『엣..!』
나를 보고도, 아무런 반응이 없는 건가?지금?
'이게 무슨...!'
뒤에서는,사형 선고와 같은 말이 들렸다.
"네. 뭐, 이렇게 될 일이었겠죠.한순간이라도 기대한 제 잘못입니다."
뭐..?
이렇게 끝나야 하는 걸까?
나는 이렇게 그녀를 만나지 못하는 걸까..?
"나가세요, 당장. 당신, 더 이상의 자비는 없을 겁니다."
이렇게...끝나고 마는 걸까.
마키나, 나나.
-----------------
연극이 끝났다,무희는 귀족에게 끌려갔고,시계는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
........
.....
..
.
『정말로...끝난걸까요?아직 저희들의 이야기는ㅡ끝나지 않았어요.』
-----------------
그날은, 마키를 보러 병원에 다녀온 날이었습니다.
『이제 막을 수 없는 걸까.. 마키를.』
어..라? 니코로군요.
『이런 거.. 따윈,금방 풀 수 있을 줄 알았는데.. 』
평소에도 웃음을 달고 다니던 그녀의 얼굴에,
웃음을 전혀 찾을 수가 없네요. 이건 아마.. 마키에 관한 일이겠죠.
『나로는 무리였던 걸까..?』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니코.』
알고 있어도, 자신의 입으로 듣는 말이 가장 정확한 법입니다.
『... 아, 우미구나. 별거 아니야.』
확실히 이건 별일이군요. 니코가 자신의 일을 숨기고 싶어 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은 게 있으시다면, 저에게 말해주세요.
친구라는 건, 말로만 있는것이 아니에요.』
--------------
『친.. 구인가.』
나에게 그 말을 쓸 수 있는 자격이 있을까.
이런 나에게.
『......저기, 우미.』
처음으로, 속에 있는 마음을 누구에게 내보냈다.
--------------
공연장에,누구도 생각 못 한 무사가 등장했다.
이 무사는... 과연 무엇을 바꿀 수 있을 것인가ㅡ?
--------------
'럽갤문학 > 장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의 곁에 머물고 싶어 -1- (0) | 2017.12.10 |
---|---|
미소를 잃어버린 아가씨, 건반이 없어진 피아노 -5(完)- (0) | 2017.02.05 |
미소를 잃어버린 아가씨, 건반이 없어진 피아노 -4- (0) | 2017.02.05 |
미소를 잃어버린 아가씨, 건반이 없어진 피아노 -2- (0) | 2017.02.05 |
미소를 잃어버린 아가씨, 건반이 없어진 피아노 -1- (0) | 2017.02.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