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럽갤문학/단편

야자와 니코, 미소의 주문

니코에게 있어서 아버지란 존재는 그다지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그다지 접해보지 못한 사람.
무뚝뚝했지만, 그 누구보다도 니코를 사랑하던 사람.
그렇게밖에 기억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제대로 깨닫기도 전에.
이미 하늘나라로 떠나버렸으니까.




야자와 니코.
그녀에게는 말버릇이라고 할까... 습관같은 게 있다.
자주 자신의 입으로 '니코니코니'라 말하는 것.

"아빠~!"

새하얀 병실에 홀로 누워있는 남성은 작은 체구의 소녀가 안겨오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미 팔을 움직일 힘조차 남아있지 않지만, 니코에게만큼은 언제나 미소를 선보인다.
왜냐하면.

"니코니코니-"

그건 일종의 신호다.
니코가 언제나 '니코니코니'를 외치면, 아버지는 늘 그랬듯 미소를 지어 주신다.
마치 웃음을 부르는 마법의 주문.
아빠가 쓰러지기 직전, 그녀에게 남긴 마지막 주문같은 것.

- 니코가 이 아빠에게 '니코니코니'라 말해주면 언제라도 웃을 수 있어.

어린 니코는 그 말을 기억하며 살아왔다.
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제대로 가지지 못했지만, 그가 들려준 주문은 잊지 않고.
매번 병실을 향할 때마다 니코는 이렇게 말했다.
니코니코니-





인간의 생명은 덧없다.
시간의 흐름에 거스를 수 없는 것이 바로 생명이란 것.

"당신..."

니코의 어머니는 이미 호흡기를 땐 남성의 손을 잡고 오열한다.
아직 슬픔이라는 단어를 모르는 야자와 자매는 그저 어머니가 우는 모습을 보고 같이 슬퍼져 울음을 터뜨린다.
하지만 니코는 울지 않았다.
병실 침대 위로 기어가 두 눈을 감은 아버지를 바라보며 외친다.
니코니코니-
마법의 주문.
미소의 주문.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주문.
그러나 그 행복은...
하늘나라로 같이 떠나버렸다.





아이돌은 타인에게 미소를 선사해주는 존재다.
니코는 아이돌을 처음 접한 순간부터, 반드시 하고야 말겠다는 결심을 품었다.
모든 사람에게 언젠가는 들려주고 싶다.
왜냐하면 그녀는-




"니코!"

라이브를 위해 한참 연습중인 니코가 퉁명스럽게 자신을 호명한 호노카에게 묻는다.

"또 왜."

"니코는 말이야. 왜 매번 '니코니코니-'라고 말하는 거야?"

"그야 뻔하잖아. 아이돌로서 캐릭터성을 굳히려는 거라고."

"그거 말고는?"

"또 뭐가 더 필요한데."

"아니, 그냥. 궁금해서."

"......."

뚱한 표정으로 호노카를 바라보던 니코가 갑자기 오른손을 하늘로 뻗는다.
의미모를 행동에 궁금증을 표하는 호노카.

"그게 뭔데?"

"난 말이야."

푸른 하늘을 바라보는 니코의 눈동자가 흰 구름과 파란 하늘을 훑기 시작한다.
어딘가에서 지켜보고 있을 또 한 명의 관객을 찾기 위해서.

"저 하늘 끝에 있는 사람에게 내 마법의 주문을 들려주고 싶어서."






니코니코니-
모두에게 미소를 짓게 해줄 마법의 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