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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미나미 코토리, 코토리는 요망요망해

미나미 코토리, 코토리는 요망요망해



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아직은 미성년.
어른의 세계를 모르는 순수한 여고생들이라 할 수 있다.
그 순수함의 세계를 물들인 불순한 물건이 지금, 오토노키자카 학원 학생회장인 아야세 에리의 손에 들려져 있다.
대놓고 빨간색 19금 마크가 붙어 있는 성인 잡지를 가리키며 묻는 니코.

"에리, 너 요새 사춘기야?"

"내가 본 게 아니라니까."

"근데 왜 이런 걸 들고 온 거야."

"...오는 길에 학생들이 모여서 보고 있는 걸 압수하고 왔어."

"뭐어?!"

요즘 여고생은 참으로 당돌하다.
성인잡지를 학교에 가져와서 볼 정도라니. 물론 아무리 여고생이라 해도 성적 호기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이건 우리한테 조금 이르다고 할까... 그러니까..."

우미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한다.
우물쭈물 말하는 것이 아마도 성인물에 대한 면역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우미만이 그런 반응을 보이는 건 아니다. 다른 멤버들 중에서 유독 심한 반응을 보여서 그럴 뿐이지, 들고있는 에리조차도 가급적이면 불순서적에 시선을 두지 않으려고 유지 중이다.
그나마 멀쩡한 건 노조미 정도일까.

"니들도 설마 이런 책 몰래 가져오고 하는기가?"

"그, 그럴 리가 없잖아."

마키가 단호하게 노조미의 말에 반박을 한다. 
그 말에 살짝 장난치고 싶은 기분이 들었는지 노조미가 성인잡지를 낚아채더니 확 펼쳐 보이는 게 아닌가.

"아앗-!!"

여고생들이 꺄악 비명을 지르며 제빨리 두 손으로 눈을 가린다.
너무나도 적나라게 선보이는 화끈한 장면(?)에 하나요와 린은 기절 직전까지, 우미는 '더러워졌어요... 흑흑...'이라는 반응까지 선보인다.
면역이 너무 없어도 문제라고 생각이 든 노조미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한다.

"니들, 너무 오바하는 거 아닌기가?"

"그, 그러는 노조미야말로 너무 태평한 거 아니야?"

에리가 황당함을 유지하며 오히려 되묻는다.
그러자 노조미가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이며 말하길.

"사실 나도 부끄럽다 아이가..."

"그렇게 부끄러워 할 거면 그런 장난 좀 치지 마!"

니코가 버럭 소리를 지른다.
괜히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뜰 뻔했던 여고생들이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넘길 무렵, 문득 다른 차원으로 궁금증이 든 노조미가 에리에게 묻는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하고 있는 자세... 명칭 같은 게 있는기가?"

"며, 명칭? 그런 걸... 어떻게 알아."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대답을 회피하는 에리, 뒤이어 노조미의 시선이 마키에게로 머물자, 고개를 홱 돌리며 시선을 돌려버린다.

"호노카는?"

"나?"

질문을 받은 호노카가 곰곰이 생각에 잠긴다.
그러더니 이내 자신만의 대답을 내뱉는다.

"여자가 'ㄱ'자로 서 있고... 남자가 'l'자로 서 있는 자세?"

"참으로 긴 명칭이구마잉. 그것보다 보이는 것 그대로 말하면 명칭이 아니레이."

"그럼 노조미는 알고 있어?"

"나도 사실 정확히는 잘 모른데이."

기초적인 성적 지식은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자세히는 알지 못한다.
남고생이라면 모를까, 여고생으로서는 아직 퓨어퓨어한 기분을 유지하고 싶기에 이런 쪽에는 별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는가 싶다.
물론 일부분을 제외하고.

"다녀왔어~... 아, 힘들다."

특유의 비음 섞인 목소리를 내며 아이돌 연구부 부실 문을 열고 등장한 코토리가 다음 라이브를 위해 셈플로 제작한 옷가지를 들고 모습을 드러낸다.
철컹.
문을 닫자, 평소 부실 분위기와는 뭔가가 다름을 눈치챈 코토리가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인물 중 한 명인 에리에게 묻는다.

"무슨 일 있었어?"

"그게 말이지, 실은..."

에리가 미처 대답을 하기 전에, 노조미가 말을 가로챈다.

"코토리! 퀴즈쇼 하제이!"

"퀴즈쇼?"

"이 사람들은 과연 무엇을 하고 있는기가~?"

라고 말하면서 다른 이들에게 선보였던 것처럼 똑같이 성인 잡지를 활짝 펼쳐 코토리 앞에 선보인다.
그걸 보자마자 1초도 안 되어 들려오는 코토리의 답변.

"이건 후X위 자세 아니야?"

"...어...?"

"아, 그리고 옆에 있는 사진은 여자가 펠X치X 하는 자세네. 위에는 파XX리고, 와아~! 이 여자, 가슴 크다! 얼굴도 귀엽고! ...어라?"

코토리의 커다란 눈망울에 생기가 가득 차오른다.
옷을 만들면서, 혹은 메이드 일을 하면서, 혹은 귀여운 의상을 봤을 때 기뻐하는 코토리의 모습과 동일할 정도로 하이 텐션!
반면, 마치 외국어를 하는 외국인을 바라보는 듯한 시선으로 코토리를 바라보는 뮤즈 멤버들.
그러자 앗차 싶은 코토리가 황급히 두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가리며 어색하게 외친다.

"꺄, 꺄악-"

"......"

"......"

"코, 코토리는 이런 거 창피해서 모, 못보겠어~..."

이제와서 이런 말을 해봤자 신빙성이 팍 떨어진다는 사실은 이미 코토리의 화려한 성적 지식을 접한 사람들이라면 누구라도 알 만한 사실일 것이다.
당황한 코토리가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고 들고 왔던 옷가지를 다시 들어 올린다.

"오, 옷이 아직 완성이 더, 덜 됐네?! 그, 그럼 난 이만!"

후다닥.
오늘따라 코토리의 발걸음이 왜 이리도 빨라 보이는지 모르겠다면 그건 필히 착각이 아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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