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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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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코「전해주지 못할 편지를 쓴다」 ※원작하고는 상관없는 패러렐 월드 바깥은 벌써부터 겨울이 찾아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무성하던 나뭇잎은 진작에 다 떨어져 뼈대만 남아 있었고, 꽃들도 잔뜩 웅크린채로 다시 한번 봄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나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눈을 꿈뻑이며 다시 한번 펜을 들어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추워지는데 모두들 감기는 걸리지 않았을까.어디 아프거나 하지는 않을까.잘 지내고 있을까.이루고 싶던 꿈들은 이루었을까.언제나 웃으면서 지내고 있을까. 『잘 지냈었나요, 모두들. 너희들이 이 편지를 보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제가 죽었다는 거겠죠. 너희들에게 미리 말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쓰는 것만도 숨이 벅차온다.손은 이미 자신의 손이 아닌 듯 아무런 감각도..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니시키노 마키라는 여자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의내린다면 완전무결이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으리라.의사라는 남 부럽지 않은 직업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집안, 명석한 두뇌, 외모, 심지어 노래나 춤 같은 것도 완벽한 말 그대로 신에게 사랑받으면서 만들어진 인간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비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밝혀지는 순간 상기했던 모든 것을 잃게 될 비밀을.아니, 한명은 알고 있겠지.그렇지만 그 한명도 그 비밀에 대해서 털어놓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사람을 죽인 살인자라는 것을. 「내일부터 태풍이 온대」「번거로워지겠네」「상관없잖아, 어차피 차로 움직이니깐」 그런 실없는 소리를 하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숨을 토하게 만드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가볍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공범을 쓰다듬는다.공범이라..
호접지몽 정신이 들고 보면 나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그리고 내 눈 앞에는 모두가 있었다. 「니코」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그 날의 미소를 지으면서.그리고 그제서야 깨달았다. 아아, 이것은 꿈이구나. 「왜 그...」 눈 앞에 서 있는 환영(幻影)의 멱살을 잡는다.너는 그녀가 아니야.그러니깐 웃지마.그녀와 같은 표정으로 웃지마. 「니코짱! 왜 그...」「사라져! 사라져버려! 사라지라고!」 어째서 사라지지 않는 건데.이런 꿈은 바라지 않고 있었단 말야.그러니깐 제발 사라져줘. 「니코ㅉ...」「가만히 있어, 호노카」「마키짱...괜찮아?」「내가 알아서 할 테니깐, 응? 그러니깐 잠깐만 빠져 있어 줘」「...알았어」 환영이 환영들을 이끌고 사라져도, 눈 앞의 환영은 사라지지 않는다.아니, 사라지기는 커녕 더욱 더 강렬한 존재..
선의 발자국 -1- 너의 이름은 패러디입니다. ㅡㅡ "...내, 내.. 이름은...!" 애절하게 마음을 두들기는 목소리, 메아리치는 울림. 다시,나는 누군가를 꽉 껴안고 있었다. 절대 잊지 않을, 그런 사람을. 그러고는 말한다."절대로, 두번다시 놓치지 않을테니까! 「 」..!" 하지만 그사람의 이름은, 이름만이 누군가 지우개로 슥삭 지운듯이 발음이 뭉개져서 들리지 않는다. 그러고는, 문득 일어나게된다. 아. -꿈이였구나. 안개처럼 사라지는 방금전의 촉감도, 느낌도.하늘로 날아가던 빨간색 선도. 툭, 떨어지는 눈물방울들.이유도, 연유도, 징조도 없이. 눈물은 얼굴을 타고 밑으로 떨어져내린다. 가끔, 이런날이 나에게는 있었다. 지겨워질 정도로 겪어봤지만,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나는- 다시 일을 하러 병원에 간다. 「나..
마법사, 그리고 미소의 주문 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언제나 기분 좋은 일만 생기지는 않는다. 아이돌 연구부 부장, 야자와 니코는 하루종일 축 처진 기분으로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아-” 의미모를 한숨까지. 부실 안에서 묘하게 텐션이 낮은 니코가 자신의 가방을 들고 부실을 나서기 시작한다. “나 먼저 갈게.” “응? 벌써?” 호노카가 왜 벌써 가냐는 듯이 말을 걸려고 했지만, 노조미와 에리가 그런 호노카의 말을 가로막으며 니코에게 말한다. “먼저 가는 게 좋겠어.” “잘 다녀오레이.” “......” 니코가 노조미와 에리를 한동안 지그시 바라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리며 부실 바깥을 나선다. 그 모습을 보던 코토리가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다. “오늘 니코, 무슨 일 있어?” 왠지 사정을 아는 거 같은 노조미와 에리에게 질문을 한다. 미리..
마키「니코가 남자한테 고백 받았다고 들어서」 마키「그래서 지금 그 개놈...아니 그 남자랑 대화를 나누려 불러보았습니다」A「저기 지금 개놈이라고 들은 거 같은데요? 제 귀가 잘못된 거 아니겠죠?」마키「잘못된 거 같은데요? 저는 개놈이라고 하지 않고 게놈프로젝트라고 말했는데요. 게놈 프로젝트의 약자가 개놈이에요」A「세상 천지에 누가 그렇게 악의섞인 약자를 쓴답니까!? 그리고 철자도 틀렸어요!」 마키「아무튼 당신이 니코한테 고백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요?」A「예, 뭐 그렇습니다만」마키「죽고 싶나요?」A「죽고 싶냐뇨!?」마키「정말로 보청기 끼셔야 되겠네요. 저는 죽 먹고 싶냐고 물어봤는데요, 먹은 묵음이예요」A「세상에 그런 묵음은 없습니다!」 마키「그것보다 애초에 당신 같은 사람이 니코한테 고백을 한다는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죠」A「그건 또 무슨 소리..
니코마키, 계란말이 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전부 요리를 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 후라이팬에 엉망으로 완성되어 있는... 아니, 완성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탄 계란 덩어리를 바라보던 니시키노 마키.어깨 너머로 그녀의 엉망인 요리실력을 바라보던 마키의 어머니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우리 딸은 요리에 별로 소질이 없나 보구나.”“벼, 별로... 어차피 가정부가 해주잖아.”“하아. 가정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단다. 마마가 요리 선생님이라도 붙여줄까 하는데.”“필요 없어. 요리라는 건 시간 지나면 나중에 잘 하게 된다고.”“어머머.” 오늘도 여전히 퉁명스러운 반응을 보여주는 마키였지만, 그녀의 어머니는 이런 딸의 반응을 귀엽다는 듯이 지그시 바라볼 뿐이었다. 니시키노 가문이 요리에 대해 투닥거리는 건 최근에 들..
니시키노 마키, 제자리걸음 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시간의 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다.졸업을 마친 야자와 니코는 대학교 1학년 중 첫 여름방학을 맞이하게 되고, 조금이라도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메이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시작했다.왜 굳이 메이드 카페를 골랐냐고 묻는다면, 니코는 분명 이렇게 답할 것이다.조금이라도, 자신이 스쿨 아이돌로 활동하던 그 기억을 되살리고 싶어서.가게에서 간간히 흘러 나오는 스쿨 아이돌 노래를 들으며, 니코는 과거 ‘뮤즈’의 이름으로 활동했던 스쿨 아이돌의 노래가 나올 때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곤 한다.그렇게 한참 아르바이트를 하던 와중이었다. “어서오세요, 주인님...”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에게 무의식적으로 영업식 멘트를 날리는 니코.그러나 도중에 말을 이을 수가 없었다. “마키...”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