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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츠바사가 호노키치가 된 이유

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처음부터 성공가도를 달린 건 아니다.


현재 최고의 인기를 자랑하는 스쿨 아이돌, 어라이즈.


그녀들에게도 정상에 오르기까지 어려운 시기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나가 다 인정하는 최고의 그룹.


그런 그룹에 소속되어 있는 안쥬가 한숨을 내쉬며 현재 열리고 있는 작은 무대를 바라본다.


이름하야.


오토노키자카 학원, 뮤즈의 공연.


 


“호노카!!! 완전 예뻐!! 사랑해!!!”


 


열정적으로 대놓고 호노키치임을 인증하는 소녀 한 명을 따라 주변에 있던 호노키치들이 덩달아 호노카를 연호한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잘도 응원한다.


한편, 호노키치들의 모습을 보며 우미는 나지막이 한숨을 내쉰다.


호노카와 무대에 나란히 서 있는 우미는 만약 무대만 아니었다면, 자신과 같은 극성 호노키치들과 같이 호노카를 열심히 빨아재꼈을 텐데라는 아쉬움마저 들고 있었다.


 


“응원해줘서 고마워요-”


 


호노카가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자, 호노키치들이 제각각 코피를 쏟으며 다리를 후들거린다.


뮤즈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올라가고, 그 상승세는 진작부터 안쥬도 눈치채고 있었다.


그리고 그 증거로.


 


“뭐하는 거야, 츠바사.”


“...?!”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열심히 호노카를 연호하고 있던 츠바사가 뒤를 돌아본다.


그러자 그곳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상냥한 미소를 짓고 있지만, 눈은 매섭게 노려보는 중인 안쥬가 서 있었다.


 


“어, 어... 오랜만...”


“오랜만이라니. 오늘 학교 수업도 같이 들었으면서.”


“...그랬었나?”


“모처럼 연습도 없는 쉬는 날인데 어딜 그렇게 바삐 가나 했더니, 역시나였네.”


 


아직 외부에 제대로 공개되지 않은 사실이지만, 츠바사는 뮤즈의... 특히 호노카의 극성 팬이기도 하다.


왜인지에 대해서는 안쥬도, 그리고 에레나도 잘 모른다.


오랫동안 스쿨 아이돌로 활동해온 같은 멤버이긴 하지만, 결국 타인이니까.


그렇다고 츠바사의 이런 취향에 대해선 딱히 뭐라 비난할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는지, 안쥬가 츠바사의 곁에 나란히 서며 말한다.


 


“모처럼 왔으니까, 나도 보고 가야겠네.”


“그렇다면 이걸 착용해.”


 


주머니 속에서 뭔가를 꺼내며 건넨 츠바사.


그 물건은 바로, 츠바사가 착용하고 있는 것과 같은 마스크였다.


 


“들키면 안 되니까.”


“...너도 참.”


 


피식 웃은 안쥬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마스크를 착용한다.


스쿨 아이돌 넘버 원을 달리는 어라이즈가 뮤즈의 극성 팬이라는 사실이 널리 퍼지면 곤란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한참 공연이 달아오르는 중에, 츠바사가 오랜지색의 야광봉을 흔들며 난데없이 이런 말을 한다.


 


“난 말이야. 처음에는 뮤즈가 왜 이렇게나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는지 알고 싶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


“지금도?”


“지금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뮤즈의 매력에 빠지고 말았지만.”


 


계속해서 작은 야광봉을 흔드는 걸 유지하던 츠바사의 말에 안쥬가 슬쩍 질문을 던진다.


 


“그래서. 그 결과는 알아냈어?”


“응. 아주 간단한 거였어.”


“어떤 건데?”


 


안쥬가 별일이라는 듯이 바라보자, 츠바사는 그저 무대에서 열심히 노래 부르고, 춤추는 뮤즈에게 시선을 고정시킨 채 말한다.


 


“노력하는 소녀를 보면, 응원하고 싶어지잖아.”


“...단지 그것뿐?”


“그것뿐이야.”


“너무 간단한데. 이름하야 심플 이즈 베스트라는 거야?”


“음... 그럴지도 모르지만, 그것과는 약간 다르다고 할까.”


 


거의 마무리가 되어가는 무대 공연의 분위기를 체감하는 츠바사.


서서히 야광봉을 내리며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그거 알아? ‘노력’이라는 건 말이야. 생각보다 정말 어려운 일이야.”


“......”


“더욱이 그 노력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 보일 때 ‘열심히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보인다면, 그건 정말 열심히 노력한다는 증거거든.뮤즈는 정말 열심히 노력하고 있어. 그러니까 나는... 아니, 뮤즈의 무대를 보는 사람들은 그저 노력하는 뮤즈에게 응원하고 싶은 것일 뿐이야.”


“...과연. 그런 거로구나.”


 


안쥬가 슬며시 마스크를 벗는다.


어쩌면 츠바사는 뮤즈를 통해서 과거 초창기 시절 때의 어라이즈를 보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도 몰라줄 시절.


어라이즈라는 그룹 명조차 몰라주던 그 시절, 츠바사와 안쥬, 그리고 에레나는 그 누구보다도 노력해왔다.


그리고 사람들의 응원을 받으며, 결국 정상의 자리까지 서게 되었다.


그 응원의 목소리가 있기에 지금의 어라이즈가 만들어진 것이다.


츠바사가 뮤즈를 향해 이렇게 열심히 응원을 하는 것은.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 시기가 와도, 도중에 포기하지 말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닐까.


 


“이제는 내가 다른 노력하는 누군가에게 ‘응원의 목소리’가 되어줘야 할 차례니까.”


“...츠바사답네.”


 


그렇게 츠바사의 속내를 잠시나마 들어본 안쥬는 마스크를 다시 올린다.


그러고서 츠바사가 들고 있는 작은 형광봉을 가리키며 묻는다.


 


“그거, 하나에 얼마 정도 해?”


“가지고 싶어?”


 


츠바사의 물음에 안쥬가 빙그레 웃으며 대답해준다.


 


“나도 앞으로 너처럼 뮤즈를 응원하려면, 필요해질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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