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아픈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때가 존재한다.
토죠 노조미.
잦은 전학 덕분에 친구조차 없던 그녀는 자신과 비슷한 존재들을 하나둘씩 접하게 되었다.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아야세 에리.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과 어울리지 못하는 니시키노 마키.
아이돌을 동경하는 야자와 니코.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섣불리 내지 못하는 코이즈미 하나요.
과거의 트라우마에 사로잡힌 호시조라 린.
그런 그녀들을 이어줄 수 있는 존재를, 노조미는 접하게 되었다.
“코우사카 호노카...”
부학생회장의 특권이라고 할까.
전교생의 데이터를 뒤지던 노조미가 호노카의 신상을 훑어보기 시작한다.
그녀는.
태양이다.
누군가의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수 있는 태양과도 같은 존재.
호노카를 접하고 나서 노조미는 줄곧 생각했다.
그녀만 있으면.
그녀가 모두를 이어줄 수 있으면.
노조미, 자신과 같은 사람도 당당하게 앞을 향해 뛰어갈 수 있다고.
하지만.
“내게... 그런 권한이 있을지.”
나지막이 한숨을 내쉬던 노조미가 가방을 어깨에 매고 천천히 하굣길에 오른다.
눈부시게 새하얀 눈을 맞이하며 천천히 걸어가던 노조미는 집으로 향하던 발걸음을 잠시 다른 쪽으로 돌린다.
외도의 길.
아니, 어쩌면.
방황의 끝에 해답을 구하고자 하는 발악일지도 모른다.
노조미에게 있어서 에리 이전에 친구라고 불릴만한 존재가 있었다.
아이사카 유이.
초등학생 때, 타로카드를 접하기 시작한 노조미에게 유이는 이렇게 말했다.
“나도 점 봐줄 수 있어?”
난생 처음 자신에게 말을 걸어온 동급생 덕분에 노조미는 처음에는 경계를 할 수밖에 없었다.
친구.
그런 존재가 노조미에게 허락되도 괜찮을까?
머지않은 미래에 이별을 고할지도 모르는 자신에게 친구라는 존재가 있어도 될까?
그러나 유이는 그런 건 상관하지 않으며 더더욱 노조미에게 다가왔다.
“스타! 나, 이거 알아. 별이라는 뜻이잖아?”
“......”
“좋은 카드지? 응? 응?”
“...그럴지도.”
노조미에게 있어서 유이는 그녀에게 별과도 같은 존재였다.
언제나 활발하고.
기운 넘치고.
반 아이들에게 인기있는 별.
노조미는 그런 별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해바라기같은 존재였다.
아니, 별바라기라고 해야 할까.
“별에는 무슨 뜻이 있어?”
유이의 직접적인 질문에 노조미는 말문이 막힐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제 막 타로카드를 접한 초보자다.
제대로 답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우물쭈물하기 시작한 노조미가 점점 초조함을 느낀다.
아무런 답을 해줄 수가 없다.
이러다가 자신에게 호감을 지니고 다가온 유이에게 이상한 아이로 낙인찍힐 수도 있다.
친구라 부를 수 있는 존재를 눈앞에서 놓칠 수도 있다.
싫어.
그 한마디가 노조미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쉽사리 떠오르지 않는 말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울먹이며 어떻게 해서든 말해주고 싶다.
타로카드 ‘스타’의 의미?
아니.
친구가 되어 주세요.
혼자는 싫어요.
더 이상의 외로움은 견딜 수가 없어요.
그게 노조미의 솔직한 심정.
타로카드 따위는 어찌 되었든 상관 없다.
그저.
그녀의 곁에 있어줄 사람이 필요했으니까.
그리고 유이는 노조미에게 이렇게 말했다.
“별다른 의미 없으면 이건 어때? ‘힘내-’라고.”
“...?”
“그래, 그 카드를 볼 때마다 ‘힘내’라고 말해주는 거야. 그 카드를 뽑는 사람에게는 언제나 용기를 얻을 수 있게. 좋아! 이제부터 스타 카드의 의미는 ‘힘내’야. 알겠지?”
아니,
그건 본래 타로카드 ‘스타’와 전혀 다른 의미다.
하지만 멋대로 카드의 의미를 정해버린 유이는 그저 싱글벙글 웃을 뿐이었다.
힘내.
그건 아마도.
타로카드가 노조미에게 들려준 첫마디가 아니었을까.
“후우...”
어느 한 장소에 마주선 노조미가 입김을 토해낸다.
사실 별로 오고 싶지 않은 장소였지만, 언제나 마음이 심란할 때면 절로 찾곤 하는 장소다.
“나 왔어, 유이.”
차가운 비석 위에 손을 올려놓는 노조미.
누가 왔다갔는지, 새하얀 꽃다발이 비석 아래에 놓여져 있다.
아직도 유이를 잊지 못하는 사람의 흔적일까.
그건...
노조미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
자신은 고독한 모두를 이어줄 수 있는 힘이 없다.
추진력을 가진 태양과도 같은 존재, 호노카에게서 어찌보면 노조미는 유이의 모습을 겹쳐봤을 수도 있다.
활발하고, 기운 넘치는 그녀.
하지만 유이는...
이 세상에 없다.
“만약에 너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노조미가 유이의 비석을 향해 묻는다.
호노카와 함께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을까?
노조미 자신이?
과연...
“무리일지도 몰라.”
그렇게 중얼거린 노조미가 발걸음을 옮기려던 순간이었다.
후우웅-!
거친 바람과 함께, 노조미의 주머니 안에 있던 타로카드 다발이 바닥으로 떨어진다.
손을 뻗어 카드를 주으려던 노조미는 순간 모든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가장 맨 위에 놓여져 있는 카드.
별(Star).
“...고마워, 유이.”
노조미가 얌전히 카드를 들어 올린다.
유이와 그녀만의 메시지.
“나, 힘낼게. 나와 같이 고독에 잠긴 모두의 손을 잡아줄게.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거야.”
토죠 노조미.
그녀는 작은 결심을 한다.
그리고 그 결심을 향해.
카드는 이렇게 말해줬다.
‘힘내-’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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