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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코토리의 중고나라 ~슈퍼호노키치대전 편

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같은 스쿨 아이돌의 열렬한 팬이 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코우사카 호노카와 그녀의 열렬한 팬일명 호노키치라 불리는 양대산맥소노다 우미와 최근에 신흥세력으로 급부상한 키라 츠바사.

 

“......”

“......”

 

우미와 츠바사가 서로를 찌릿찌릿 노려본다.

가운데 사이에 끼게 된 코토리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가시방석에 앉은 듯한 표정을 지어 보일 뿐이었다.

근처 페밀리 레스토랑에 온 것까지는 좋으나설마 츠바사와 도중에 마주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코토리와 우미츠바사는 결국 이렇게 합석을 하게 되었지만...

문제가 있다면이 자리에는 없는방금 전까지는 있었지만 잠시 화장실을 갔다 오겠다고 자리를 비운 호노카에게 있을 것이다.

하필 호노카가 있는 모임자리에 츠바사가 끼게 될 줄이야.

 

염치도 없이 잘도 저희 오토노키자카 2학년 모임에 끼어들었군요.”

 

우미가 초반부터 아주 도발적인 발언을 던지지만츠바사는 그저 코웃음을 치며 맞대응을 한다.

 

난 정식으로 호노카에게 합석을 제의받고 앉았을 뿐인데.”

설마 호노카가 당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고 오해하시는 건 아니겠죠호노카는 마지 엔젤이라서 누구한테나 다 상냥할 뿐이라구요.”

그 누구한테나의 범위 안에는 너도 있겠지?”

전 호노카의 절친이자 소중한 동료이자 애인이라구요!”

마지막 단어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잖아?!”

 

결국 우미와 츠바사두 호노키치가 잠시 자리를 비운 호노카를 둘러싸고 폭발하기에 이른다.

왜 하필이 둘과 함께 남겨져서 고생하는지 코토리는 어색한 웃음을 흘리면서 그저 진정하라는 듯이 말을 한다.

 

자자... 일단 주변 사람들 시선도 있으니까 조용히 하는게...”

코토리는 제가 키라 츠바사보다 호노키치력이 높다고 생각하시겠죠?”

?!”

 

난데없이 우미에게서 당황스러운 질문을 받아버린 코토리가 순간 할 말을 잃는다.

그러나 츠바사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우미의 말에 태클을 건다.

 

호노키치라면 적어도 이런 건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야?”

 

라고 말하면서 교복 상의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호노카가 사용했던 손수건?!”

 

우미가 놀란 표정으로 츠바사가 들고 있는 오랜지색 손수건을 바라본다.

그 손수건 안에는호노카가 확실히 사용했다는 증거를 담은 사진 한 장이 담겨져 있었다.

참고로 사진 내용은 물을 마시고 입가 주변을 이 손수건으로 닦는 호노카의 모습이었다.

도대체 어떤 루트를 통해서 저런 손수건을... 그것도 사진까지 찍었는지 놀라워하는 우미였으나.

 

설마?!”

 

우미가 코토리를 바라보자코토리가 어색한 웃음을 선보이며 말한다.

 

츠바사 씨는 내 우수 고객이기도 하니까...”

코토리!! 제가 그렇게나 많은 물품을 구입했는데도 모자른 건가요?!”

그건 그거고 이건 별개라고 할까... 여하튼 그런 거야모두 차별없는 호노키치 세상~... 아하하.”

저 손수건... 정말 가지고 싶었는데...”

 

탁자를 쾅내려친 우미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듯이 호노카의 손수건을 바라보다가이내 갑자기 미소를 짓는다.

 

그렇지만 전 이걸 가지고 있지요!”

 

자신만만한 외침과 동시에 우미가 꺼내든 것은...

 

손톱?!”

후후후그렇습니다바로 호노카의 손톱이지요.”

어쩜 이리도 마니아틱한 물건이...!!!”

 

하지만 노골적으로 가지고 싶다는 눈빛을 하기 시작한 츠바사.

그 증거로입가 주변에 침 한 줄기가 주륵 흘러내리는 것을 황급히 손등으로 훔친다.

누가 보면 스토커로 경찰에 신고해야 할 장면이었지만... 그녀들은 아무렴 어떠냐는 듯이 서로를 으르렁거리며 바라보기 시작한다.

이윽고 시작된 츠바사의 두 번째 자랑... 이 아니라 공격.

 

호노카가 먹다 남긴 빵!”

그런 건 제 수집품 중 하나인 호노카가 마시다 남긴 우유로 상대해주죠!”

과연 이건 어떨까호노카의 타액을 모아놓은 유리병이다!!”

저는 호노카의 땀방울을 모아놓은 유리병도 가지고 있어요!!”

에잇호노카의 솜털이다!!”

전 호노카의 XX털도...!!”

 

입에 담기 차마 힘든 단어도 당당하게 말하는 우미... 그것보다 도대체 어떤 수단을 써야 이것들을 입수할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할 지경이다.

한참 그렇게 말다툼을 하고 있을 무렵.

 

미안너무 늦었지?”

호노카!!”“호노카!”

 

우미와 츠바사가 동시에 호노카의 등장과 함께 헛기침을 하며 지금까지 벌려놓은 물품들을 순식간에 가방 안으로 넣는다.

그러자 호노카가 고개를 살짝 갸우뚱하며 묻는다.

 

뭐 하고 있었어?”

 

당황해하는 우미와 츠바사를 대신해호노카 중고물품을 전부 수집하고 거래해준 유통사미나미 코토리가 애교 섞인 미소를 선보이며 말한다.

 

아무것도 아니야그냥 서로 어떤 화장품을 쓰는지 교환해 보고 있었어.”

그렇구나... 맞다.”

 

호노카가 뭔가를 떠올렸는지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든다.

 

최근에 산 립클로즈거든근데 난 이거 필요 없을거 같...”

호노카!! 내가부디 내가 쓰면 안 될까?! 마침 어라이즈 대기실에 립클로즈가 바닥이 났거든?!”

무슨 소리에요호노카그 립클로즈제가 살게요얼마면 되나요?!”

아니... 중고를 오히려 돈 받고 파는 건 좀...”

 

호노카가 츠바사와 우미의 열렬한 구매 의욕을 보며 살짝 주눅든 표정을 지어 보이자어쩔 수 없다는 듯이 코토리가 호노카의 립클로즈를 가로챈다.

 

그럼 내가 써도 될까?”

코토리가상관없어.”

고마워호노카~”

 

코토리가 한쪽 눈을 찡긋 감으며 윙크하자우미와 츠바사가 비명을 질러대기 시작한다.

 

코토리!! 배신인가요?!”

그거 내 거라고!”

 

그러나 우미와 츠바사를 향해코토리는 그저 특유의 고음으로 이렇게 말할 뿐이었다.

 

자주 애용해주세요코토리의 중고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