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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토죠 노조미, Birthday to you

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태어난 생일에 축하받을 권리는 있게 마련이다.

6월 9.

생일을 맞이한 노조미는 먼저 가게에서 생일 파티를 준비중인 뮤즈 멤버들과 만나기 위해 학교 밖을 나선다.

생일.

얼마나 듣기 좋은 울림일까.

지금까지 친구 하나 없던 그녀였지만지금은 그녀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8명의 동료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니...

 

한 명 더 추가해야 할지도.”

 

노조미의 시선이 맞은 편에 나란히 마주선 한 여성에게로 향한다.

빨간색의 신호등 불이 두 여성의 사이를 갈라놓고 있다.

마음만 먹으면 신호등의 불을 무시하고 건널 수 있다.

그러나 그녀들은 그저 각자 횡단보도 끝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노조미-!!”

 

맞은편에 서 있던 여성이 노조미의 이름을 부르짖는다.

그러자 노조미가 빙그레 웃으며 여성을 향해 부드러운 말투로 입을 연다.

 

오랜만이레이.”

“......”

보고 싶었데이아니줄곧 곁에서 보고 있었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는 건 처음 아닌기가.”

 

그래서 보고 싶었다는 말을 입에 담았다.

맞은 편의 여성과 노조미.

그녀들은 누구보다도 가까운 존재이며누구보다도 서로를 잘 아는 사이니까.

그러나.

실제로 그녀들은 만날 수 없다.

아니만날 수 있으면서도 만날 수 없다.

모순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그게 진실이니까.

 

묻고 싶은 게 있어서 왔어.”

어머내 생일을 축하해주려고 온 게 아닌가?”

 

여성의 물음에 노조미는 장난 끼 가득한 질문을 던져 보인다.

그러나 여성은 노조미의 말에 진지한 표정으로 일관할 뿐이었다.

 

너는... 지금의 네 자신에게 만족하니?”

 

질문을 받은 노조미의 입가에도 순간 웃음끼가 사라진다.

 

부족한 내 자신 덕분에... 네가 상처입을까 두려웠어무서웠어그래서... 너를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하지만...”

“......”

이런 내가... 너와 계속 함께 걸어가도 될까? ...줄곧 그게 무서워서...”

 

여성의 목소리가 점점 가라앉는다.

그 모습을 지그시 바라보던 노조미.

하지만 이내.

머지 않은 시간의 끝에 노조미의 입가는 다시 미소라는 형태가 그려지기 시작한다.

 

내는 말이지.”

 

살짝 불어오는 따스한 바람이 그녀의 양 갈래 머리를 훑고 지나간다.

지금의 노조미는 과연 행복할까.

그리고 왜 맞은 편의 그녀는 노조미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일까.

 

누구보다도 행복하데이뮤즈라는... 내가 있을 장소를 찾아서... 그리고.”

 

노조미의 시선이 여성에게로 향한다.

여성이 듣고 싶은 대답은 이게 아니니까.

그렇기에 노조미는 진심을 담아 그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한다.

그것이.

지금 노조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표현이자.

그녀를 만날 수 있게 해준 신께 감사드리는 방법이었으니까.

 

너와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데이쿠스다 아이나.”

노조미...”

우리는 누구보다도 가깝고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이레이누구보다도 만나고 싶어. 하지만 누구보다도 만날 수 없는 사이...”

 

서로가 서로를 가장 잘 알지만.

그녀들은 서로를 마주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노조미는 작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는다.

또다른 자신과 만날 수 있게 해줘서 감사하다고.

 

너와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하데이... 그게 바로나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생일선물이니까.”

 

그와 동시에 맞은 편의 여성쿠스다 아이나의 입가에도 미소가 그려진다.

 

“Birthday... to you.”

 

그 말을 끝으로.

그녀의 모습은 서서히 흐려지더니이내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사라진다.

이윽고 신호등의 파란불이 켜지자.

노조미는 힘차게 한 걸음을 뗀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지금의 노조미로서 해야 할 일이니까.

 

축하고맙데이.”

 

또 다른 내 자신에게.

 

by 토죠 노조미.

and 쿠스다 아이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