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에리, 라디오 가든. 다음주도 기대해주세요~
작은 한숨을 내쉬며 간신히 라디오 스테이션을 마친 쿠스다 아이나.
작은 키에도 불구하고 성우가 되고 싶다는 일념 하나만으로 지금까지 달려온 결과, 러브라이브라는 작품에서도 노조미라는 캐릭터를 맡게 된 신인 성우다.
"쿳승! 수고했어."
그녀와 같은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난죠 요시노가 아이나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러브라이브 멤버중에서도 가장 작은 키를 담당하고 있는 두 사람 중 한 명이 다른 한 명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장면이 묘하게 어울리면서도 언밸런스하다.
그러나 아이나는 요시노의 손길에 기분이 좋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 보인다.
"아, 그리고..."
요시노의 신호에 맞춰 갑자기 스태프 전원이 아이나를 향해 외친다.
"생일 축하해, 쿳승!"
오늘은 2월 1일. 쿠스다 아이나의 생일이기도 한 날에 생각지도 못한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를 맞이하게 된 쿳승은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고 환한 미소로 말한다.
"언제 이런걸 다 준비했어요?!"
"그야 라디오 들어가기 전에."
요시노의 말에 아이나가 한 손으로 입가를 가리며 표정을 숨긴다.
본래부터 눈물이 많은 쿠스다 아이나이기에 자칫 잘못했다가 또 다시 울음을 선보일 뻔했다.
간신히 감정을 억제하려 노력했지만, 이내 그녀의 눈가에는 한 방울 이슬이 떨어진다.
성우로서 그간 얼마나 고생이 많았던가.
자신이 연기하는 노조미가 돼조미라 놀림받고, 신인 성우로서 연기력을 지적받을 때마다 견딜 수 없는 괴로움이 몰려왔다.
하지만 단지 성우가 하고 싶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리고 자신을 지탱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견뎌온 것이다.
"정말... 고마워요."
허리를 숙이며 깊게 인사한 쿠스다 아이나는 진심으로 우러나오는 감사 인사를 전한다.
예상치 못한 생일 파티를 마치고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아이나의 시선에 유독 신경쓰이는 사람이 눈에 들어오게 된다.
요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로브를 뒤집어쓴 여성.
볼륨감 있는 몸매와 풍성해 보이는 트윈테일보다 아이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타로카드'였다.
"저기..."
종종걸음으로 다가간 아이나가 슬쩍 말을 걸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여성이 대답한다.
"점 보러 오신거레이?"
"아... 네."
근처에 손수 쓴 흔적으로 보이는 '타로 점 봐드립니다!' 글자가 뒤늦게 아이나의 시야에 들어온다.
타로 점이라...
성우가 되기 전, 학생 때 심심풀이로 친구들과 봤던 이후로 처음이다.
게다가 그녀가 담당하고 있는 노조미는 타로카드를 항상 손에 지니고 있는 신비한 소녀.
왠지 무언가에 이끌린 아이나가 점을 봐달라고 부탁하자, 얼굴이 잘 보이지 않는 여성은 싱긋 웃으며 그녀의 앞에 카드 한 장을 내민다.
타로카드 별(Star).
"아가씨는 남들에게 빛나는 별 같은 존재데이."
"아직까지는 아니지만요."
"자책하지 말그레이. 지금도 충분히, 그리고 앞으로도 충-분히 빛날 거레이. 내 장담한데이."
"고마워요. 여기 복채..."
"필요 없데이. 나중에 또 만나면 주레이."
"네? 그래도..."
"자, 시간 늦었데이, 후딱 안 들어가고 뭐한데이?"
"......"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일어선 아이나는 살짝 목례를 하며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바로 그때.
"앞으로도 잘 부탁한데이."
"...!"
뒤를 돌아본 아이나였지만.
이미 여성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다는 듯이.
그리고 그 자리에 놓여진 타로카드 한 장.
아이나에게 보여줬던 별 카드.
"...아하하."
처음부터 눈치챘어야 했다.
그 누구보다도... 아니, 앞으로도 쿠스다 아이나의 기억속에 영원히 남을 존재.
"고마워, 노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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