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가끔 영적인 재능을 발휘하는 여고생이 있기 마련.
특히나 스피리츄얼한 파워를 앞세워 과학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힘을 주로 보여주는 뮤즈의 멤버, 토죠 노조미는 본의 아니게 생각지도 못한 시련을 맞이하게 되었다.
"최근 들어서 생각난 건데."
아이돌 연구부 부장, 니코가 노조미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한 것이다.
"너, 진짜로 초능력자 맞아?"
"내 말이고?"
"그래. 매번 스피리츄얼한 파워니 어쩌느니 하면서 정작 우리한테는 직접 '증명'해보인 적은 없잖아."
니코의 말에 뮤즈 멤버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한다.
타로 카드, 수정 구슬, 기타 등등 초자연적인 물품으로 자주 등장하곤 했던 그녀지만...
...정작 실제로 효과를 보여준 적은 없다!
"생각해보니 니코의 말이 맞네."
마키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는 식으로 말하자, 노조미가 슬쩍 눈을 흘기며 말한다.
"어머나, 애인 편 들어주는 기가?"
"애, 애인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바, 바보 같아!"
"나, 나하고 마키는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고! 노조미! 이상한 소리 좀 하지 마!"
둘이서 짜기라도 한 듯이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노조미에게 항의한다.
요즘 들어서 니코X마키라는 커플링이 인터넷 상에서도 유행 중인데, 의도적인지는 몰라도 둘이 자주 엮이는 그런 장면도 많이 등장하곤 한다.
본인들이 의식하지 않으려 해도 의식할 수밖에 없는 환경까지 오게 되자 이런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좋데이, 의심 많은 니들을 위해 내 직접 친히 스피리츄얼한 파워를 보여주겠다 아이가."
"오오!"
린과 호노카가 잔뜩 기대감 어린 표정으로 노조미를 바라본다.
그러자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노조미가 우미를 지목한다.
"니 말이다."
"저... 요?"
"응. 최근 뭐 훔친 거 없나?"
"우미가?!"
모두의 시선이 우미에게 쏠리기 시작한다.
설마.
정직하고 매사에 이성적인 우미가 물건을 훔치다니?!
생각지도 못한 발언이 나오자 당연하다는 듯이 언성을 높이는 쪽은 다름아닌 우미였다.
"이상한 오해 뒤집어씌우지 마세요! 실망이군요, 노조미. 그런 사람일 줄이야..."
"호노카, 니 최근에 없어진 물건 하나 있지 않네?"
"나?"
"노조미! 저랑 이야기하고 있었잖아요! 왜 갑자기 호노카한테 말머리를 돌리는 건가요?!"
우미의 항의였지만, 노조미는 신경쓰지 않고 호노카에게 질문한다.
그러자 곰곰이 생각에 잠기던 호노카가 마침 뭔가 떠올랐다는 듯이 말한다.
"아, 맞아. 오늘 아침에 있었어."
"그게 뭐고?"
"음..."
호노카의 발언에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에서 튀어나온 한 단어.
"팬티?"
"......"
"......"
"이상하게 말이지. 어제 입고 있던 팬티가 없어졌어. 분명 빨려고 따로 빼놨었는데..."
그리고 뒤이어 호노카에게 향했던 시선들이 자연스레 우미쪽으로 향한다.
이건...
혹시...
"아, 아니에요, 아니라구요! 절대로 아니에요! 전 절대로 어제 호노카의 방에 놀러가서 흰색과 파란색 가로 줄무늬로 되어 있는 입고 있던 팬티 같은 건 절대로 훔친 적이 없다구요! 진짜로!! 오해하지 마세요!!"
"범인이 스스로 자백했다냐..."
"범인 아니라니까요-!!"
린의 말에 눈물을 뿌리며 아이돌 연구부 바깥으로 뛰쳐나간 우미의 뒷모습이 오늘따라 매우 서글퍼 보인다.
그와 동시에... 좀 변태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식은땀을 흘리는 뮤즈 맴버 중에서 유일하게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던 노조미가 뒤이어 말한다.
"이번에는 어디 보제이... 그래, 니코."
"나, 나?!"
"최근 수상한 행동 하지 않았노?"
"수, 수상한 행동? 저, 전-혀 모르겠는데?"
"예를 들자면, 부실에서 우리들이 없을 때 성격 드센 1학년 후배와 키스-"
"!@#$%)!#$*!%)*@)#$!"
더 이상 인간의 언어가 아닌 말로 꽥꽥 소리를 질러대는 마키와 니코.
누가 봐도 굳이 그 성격 드센 1학년이 누구인지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 아닐까 한다.
"노, 노조미는 바보-!!"
"의미를 모르겠어!!"
라는 대사를 외치며 니코와 마키도 황급히 부실 바깥으로 사랑의 도주...가 아니라, 도망을 친다.
이제 연구부 부실에 남은 인원은 노조미까지 포함해서 앞으로 6명.
"다음은 누구의 부끄러운 일화를 스피리츄얼한 파워로 훔쳐볼까 기대된데이."
에리를 포함한 다른 인원들 역시 노조미의 이 한 마디에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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