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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니코「고기에 미친녀석」

불고기장관이라는 말을 들어본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겐 건들면 폭발하는 역린이라 불러도 좋을 부분이 존재한다. 어떤이에겐 친구의 험담. 어떤이에겐 좋아하는 애니의 비판. 그리고 불고기장관에겐 고기를 먹는 행위가 그렇다.

이들에게 있어 불고기는 마치 신성시 되는 존재라도 되는것마냥 자신이 정한 최고의 굽기 혹은 양념의 비율 기준에 미치지 못할경우엔 이성을 잃고 주변에 설교를 해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고작 고기 먹는거에 그렇게 진지해질 필요가 있나 할지도 모르나 오타쿠들도 자기가 마음에 드는 애니의 비판을 참지 못하고 날뛸때가 있지않는가. 결국엔 고기랑 애니의 차이일 뿐이다.

그럼 왜 불고기장관에 대해 얘기를 하는거냐하면 그건 바로 내가 속해있는 그룹 뮤즈내에도 그런 녀석이 한명 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나와 뮤즈의 8명이 같이 불고기집에 갔을때에 이야기를 해볼까한다.



이건 3rd pv 촬영을 위해 오키나와에 갔었을때에 일어난일이다.


센터투표 1위에 맞춰 곧 생일을 맞이하게된 나는 기념으로 생일날이 되기전에 불고기집에서 축하를 받게 되었다. 당일날은 나도 가족끼리 보낼생각이였으니 배려는 고마웠지만 어째서 불고기집? 이라는 의문은 씻어낼수 없었다.


그건 다른멤버들도 마찬가지였는지 에리나 우미가 의문을 표했지만 노조미와 호노카가 맹렬하게 밀어부쳐 정신을 차렸을땐 이미 식당 안으로 들어와 버린 뒤였다.


「불고기다 불고기. 노조미쨩 불고기야」


「으흐흐흐 굿잡이래이 호노카쨩」


뒤늦게 당사자인 내 의견은 어떻게 된건가 하는 마음에 눈치를 줘도 돌아오는건 「뭐 괜찮지 않나 니콧치 불고기 싫어하나」 라며 등을 두드려질뿐이였다.


나도 불고기 자체는 싫어하지 않으니 거부감이 드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역시 아이돌일로 온 여행지에서는 불고기집같은 어딘가 구수한 느낌이 드는 식당보단 스위트 뷔페같은 좀더 화려한쪽이였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드는건 어쩔수없었다.


나와 같은 마음인 멤버는 없을까 하고 다른이들을 돌아보자 시선끝에 린과 하나요가 보인다.


「카요찡 불고기 기대되네」


「응, 여기 밥이 맛있다고 해서 정말 기대하고있어」


불고기에 대해 질문했는데 어째선지 밥으로 대답하는 하나요. 그 얼굴엔 보기드문 미소가 가득하다.


「하라쇼, 일본 고깃집엔 처음와봐」


내 바로 왼쪽 역시 살짝 기대되는 얼굴로 중얼거리는 에리가 있다.


정말... 이래선 불평도 못 말하겠네.


처음부터 들떠있던 노조미와 호노카. 별것도 아닌 고기에 뭘 그렇게 흥분하나며 핀잔을 주지만 속으론 마냥 싫지 않아보이는 마키. 코토리에게 살짝 사실 고기 좋아한다며 얼굴을 붉히고 있는 우미. 

이때에 나는 이 파티가 무난하고 나쁘지 않게 흘러갈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던것 같다. 뮤즈에 한에 트러블 없이 지나가는 일은 단 한번도 없을거라 경험으로 알고 있었음에도.



사건은 처음 주문한 고기가 나왔을때 시작되었다.


기왕 먹는 고기라 더욱 맛있게 먹을방법을 고민하던 우리들중 먼저 답을 생각해낸건 의외로 우미였다.


「마키 잠시 괜찮습니까」


「어? 왜」


「보시다시피 여기서 가장 많이 고기경험이 있는건 당신인것 같습니다. 그러니 굽는방법에 대해 조언좀 얻을수 있을까요」


「붸엣!? 내..내가?」


「예... 그렇습니다만?」


당황한 마키를 갸웃거리며 쳐다보는 우미.


돌이켜 생각하면 아마 마키는 먹은경험은 많을지 몰라도 구운경험은 전무한게 아닐까한다. 하지만 프라이드로 똘똘뭉친 이 후배님에 한해 그걸 입밖으로 낼리가 없다는건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있었다. 그런 마키가 내놓을 답은


「나..날 누구라고 생각하는거야. 당연히 할수 있지」


이것 외엔 있을수 없겠지.


요리관련에 일에선 완전히 꽝인 마키의 손에 고기를 맡기면 어떻게 될까. 우미는 모두를 위해 마키에게 부탁한건 틀림없으나 이로써 사건이란 눈덩이는 멈출새 없이 내리막길을 굴러가게 된다.



「저기... 마키쨩, 슬슬 뒤집는게 좋지 않을까?」


「붸엣!? 나도 지금 뒤집으려고 했었거든」


「니코, 마키는 마키 나름의 생각이 있을거라구요. 얌전히 지켜봐줍시다」


「그렇다냐 니코쨩이 경험많은 마키쨩한테 조언하는건 있을수 없어」


「아 그래 미안하게 됐네」



쓸데없는 참견이라고 한것치곤 매우 당황해있어 보이지만 저런식으로 디스와 옹호를 동시에 하면 아무리 천사인 니코니라 할지에도 살짝 화가 난다. 나로써는 살짝 아주 사알짝 마키쨩이 걱정된거지만 에라 될대로 되라지.


얼마후 마키가 내논 결과물이 정상적인 고기가 아닐거라는건 다들 짐작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이리 저리 뒤집고 굽기를 반복한 불판위에 고기들은 전부 타버린 상태였다.

젓가락을 들어 살짝 찔러보니 육즙이란 육즙은 온데간데 없고 딱딱한 표면만이 느껴질뿐이였다.


이거... 먹을순 있는건가



「자 다 구웠어」



살짝 고개를 돌리며 억지로 밝게 고하는 마키와는 반대로 멤버들은 노조미를 제외한 모두 따가운 시선으로 마키를 보고있다. 노조미는 새까맣게 타버린 고기였을 존재를 바라보며 뭐라 중얼거리고 있다.


그리고



「마키쨩... 이기 뭐꼬...」



평소와 다르게 내리깐 목소리. 그 목소리에서 느껴지는 차가움이란 러시아 출신인 에리마저도 소름이 돋게 만들정도였다



「뭐..뭐긴 고기..」


이게 고기로 보이는기가!!!!!


「엣?」


눈이 있으면 봐라. 손이 있으면 찔러봐라. 이기 고기로 보이나?



결국 폭발해버린 노조미는 고기였을 무언가를 몇점 접시에 올려 마키의 눈앞에 보여준다. 당황한 마키가 멍하니 그걸 바라보기만 하자 자신이 직접 고기를 찌르며 매도를 더욱 가속해갔다.



이런 젠장, 니가 구운 고기는 하도 타버려서 숯불대신 이걸로 구워도 되겠다!!!



이번엔 타지 않은.. 아니 너무 빨리 덜어내 익지도 않은 고기를 눈앞에 보이며 말했다.



이 고긴 하도 덜익어서 솜씨 좋은 수의사가 되살릴수도 있겠다!!!



아니 그건 아니지.



수의사가 되살릴수 있는진 둘째치고 그만큼 노조미가 매우 화나있다는것만은 알수있었다.

한껏 소리친 노조미는 마지막으로 「디스커스팅」이란 영문모를 영어를 중얼거리며 고기들을 그대로 쓰레기 통에 버려버렸다.

매도당한 당사자는...



「읏... 뭐..뭐야...」



당장이라도 폭발할듯이 울먹이고 있다.



「「마키쨩...」」



코토리와 하나요는 위로하고 싶은것 같았지만 악귀라 표현해도 좋을 노조미를 앞에두고 선듯 나서지 못하는것 같다. 다른멤버들? 물론 노조미의 각성에 얼어붙은채다.



「...」훌쩍



뭔가 좀 그러네...


평소에는 내가 마키를 울게 하면서 즐기기는 하나. 역시 다른사람에게 울려지는모습을 보는건 상당히 껄끄럽다. 그보다 이녀석을 울게하는건 나지 다른 누군가가 놀리는건 뭔가 싫다.



「니코...?」



내 행동에 에리가 놀라는건 당연하다. 나조차도 살짝 놀랐으니까.


나는 아직 불판에 남아있는 고기 한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그대로 입으로 옮겼다.

쿠키를 씹는듯한 질감. 하지만 단맛은 커녕 쓴맛만이 입안에 가득 퍼진다.

뱉어내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았지만 억지로 밥과 함께 목뒤로 넘겼다.

에리 이외에 다른 애들도 놀란표정으로 나를 보고있다.



「뭐...뭘봐. 모처럼에 고기니까 버리는게 아까운것 뿐이야」



스스로 말하면서도 볼에 열기가 모아져가는게 느껴진다. 아마 그냥 봐도 눈치챌정도로 새빨갛게 됐음이 틀림없다. 그걸 다른애들 특히 당사자인 마키에게 보여주고싶진 않아서 살짝 고개를 돌렸다.



「머..먹어달라고 부탁한적 없거든」


「말했잖아 아까워서 먹었다고. 니코 평소에 고기먹을일 없으니까」


「하라쇼...」


「「「「니코(쨩)...」」」」



시선이 따갑다. 그만좀 봐 이것들아



「사스가 니코네」



내게만 들릴정도로 살짝 말해주는 에리. 그 얼굴엔 완전히 언니미소가 가득하다. 생일은 내가 더 빠른데...



「시끄러워, 넌 항상 한마디가 많아」


집어 치우라! 이제부터 고기는 내가 굽겠데이!



그러고보니 이녀석 한창 폭발중이였지.


무언가에 눈을 뜬듯 크게 소리지르는 노조미의 목소리에 멈췄던 시간이 돌아가기 시작한다.

그런 이녀석을 막을 사람이 없다는건 말안해도 알고있겠지. 신이란게 있다면 훈훈한 분위기로 끝내고 싶은 니코의 마음좀 이해해줬으면 한다.



노조미가 집게를 잡은 뒤로는 그야 큰일이라서. 젓가락 하나 움직이는것 조차도 일일히 허락을 맡아야할지경까지 되었다.



코토리쨩, 반찬은 고기랑 같이 먹으래이. 구울때까지 기다려!


「어..으응 미안해」


호노카쨩, 그렇게 뒤적거리면 육즙이 날아가지 않나 손대지 말래이


「으응」


린쨩, 니는 짐승이노 고기는 익을때까지 기다리라


「냐아...」



고기 구울때를 시작으로 소스 찍는 양이라던가 소금의 유무라던가 같이 먹는 반찬이라던가. 먹는 방법조차도 하나하나 트집잡혀 더이상 맛을 음미할 상태가 아니였다. 그리고 그 불고기에 대한 열정은 오랫동안 같이지낸 에리와 편식하지 않기로 소문난 하나요마저도 피할수 없었다.



「저기 노조미, 이제 먹어도 됄까?」


오, 에리치 쪼까 기다려 보그라. 내가 진짜배기가 먹는 방법을 알려주꾸마


「에?」



그렇게 말한 노조미는 불고기만이 아닌 같이 구운 다른 고기까지 에리의 밥에 얹어 기름 소스 반찬 등을 섞어 어느새 나로써는 상당히 맛이갔다고 생각할수밖에 없는 혼종이 탄생했다



「노조미...? 이건?」


에리치, 느그 로씨아엔 이른거 읎제? 으데가서 이런맛 절때 못 본다. 우리 오싸카에선 이런 맛난건 다 스까서 먹는다 아이가



여긴 오키나와인데 말이지.



「그..그러네 잘먹을게」



경직된 표정을 지으면서도 아무렇지 않은걸 가장해 먹는 에리. 어느새 훌륭한 아이돌이 됐구나. 표정관리는 중요하지 암.

그걸 지켜보는 노조미는 그야 지금껏 본적없는 웃음을 짓고있다. 너 캐릭 바뀌지 않았냐?

하지만 이 휭포를 참을수 없는사람이 뮤즈내엔 한명 존재했다. 불고기장관과는 반대로 쌀의 여신이라 칭송받는 코이즈미 하나요가 바로 그랬다.



「저기.. 노조미쨩, 아무리 그래도 억지로 밥에 비벼먹는건 좀...」



아까 노조미의 폭주를 봤음에도 하나요는 몸의 떨림을 무시한채 정면에서 말했다.

두려워 하면서도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는 그 용기. 장하다 하나요, 성장했구나.


하지만 이상황에선 나는 용기가 있다기보단 겁이 없었다고 표현하고 싶다. 그야 그말을 들은 노조미의 눈빛을 보면 그리 생각하는건 당연한일이지.



마! 니 외지사람이제?



노조미는 갑작스런 외침에 모두가 경직된 틈을 놓치지 않았다.

순식간에 하나요의 자리로 도약해 에리의 밥에 한짓과 마찬가지로 하나요의 밥그릇도 전부 비벼버렸다. 그보다 너도 외지사람인건 마찬가지잖아.



「뺘앗!!!??」



누구보다도 흰쌀을 사랑하는 하나요에게 그 모습은 어떻게 비췄던걸까. 흡싸 새하얗던 날개가 타천해가는 천사의 날개를 보는것과 같은 느낌이 아니였을까.



마! 무봐라! 디진다 아이가! 퍼뜩 무봐라!


「쌀밥이.....」털썩


「카요찡!?」



모두가 쓰러지는 하나요를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이때 노조미가 보여줬던 표정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다. 거절하면 죽일것 같았던 그 소름돋는 눈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