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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일어났으면 봐 줘!

후후, 갑자기 이상한 곳에서 일어나버려서 깜짝 놀랐지?
그럴까봐 이 쪽지를 준비했어!

일부러 마키쨩이 일어나자마자 볼 수 있게
스마트폰 위에 놔뒀어.

니코의 완벽한 계획이지!

혹시 일어나자마자 본게 아니라면 유감이네.

아무리 니코라도 마키쨩이 눈뜨고나서
바로 스마트폰을 보는 타입인지는 알 수 없으니까.

뭐, 상관없어! 언제 보든 일단 봐주기만 하면 OK니코니까.

이야, 어제는 정말 엄청 재밌었지~
오랜만에 뮤즈 멤버들끼리 모여서 파티라니,
니코는 옛날 생각이 나서 솔직히 조금 울컥했어.

술도 맛있었고, 음식도 맛있었고, 분위기도 좋았고...
잠깐 천국에 다녀온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니까!


그러다보니까 니코도, 마키쨩도 너무 마셔버렸나봐.
파티가 끝날 때 쯤에는
둘 다 멀쩡하지 않은 상태로 누구 집이 더 가깝나 내기했지?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런 걸로 내기를 했는지 모르겠네~

그래도, 그 때 만큼은
왠지 고등학교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아서 즐거웠어.

뭐, 결국은 내기고 뭐고
집에 갈 정신도 없어져버려서
택시 비용이 적게 나온 사람의 집에 가는걸로 결정되어버렸어.

마키쨩의 집은 택시를 타고 가기에는
살~짝 초월적인 금액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는 모두가 놀랐었지.

그렇게 뭐, 어쩔 수 없이 마키쨩은 니코의 집에 올 수 밖에 없었던거야.


마키쨩, 엄청 취하면 다음날에 아무 것도 기억이 안난다며?


그럴까봐 니코가 이 쪽지를 준비한거야.

어때, 고맙지?
이런 다정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걸 감사히 여기라구.

갑자기 니코의 집에, 아니,  누구 집인지도 모르는 곳에서 일어나면 얼마나 혼란스럽겠어?
이제 안심해도 돼! 니코의 집이니까!

마키쨩이 니코랑 같은 침대에서 자고싶다고 했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다?

분명 니코가 아는 마키쨩이라면, 저런 건 부끄러워서 말도 제대로 못했을텐데...정말로 이상했어.

술의 힘이었던걸까?

아니면, 꼬맹이 마키쨩도 이제 어른이 되었다는걸까나~

음...적어도 이건 아니겠네.

그야, 떼를 쓰면서 같이 자자고 했을때는 영락없는 어린 아이였으니까. 

영상이라도 찍어뒀어야 했는데! 니코는 바보!

어쨌든간에, 니코의 침대는 싱글사이즈니까
평범한 자세로는 두 명이서 자기에는 무리란 말이지~

마키쨩은 과연 어떻게 할까 궁금해서 슬쩍 옆에 누웠더니,
자리가 부족하다는걸 깨달았는지
니코를 죽부인마냥 꼬옥 껴안더라고?

진짜 말도 안되는 이야기지?

니코도, 이쯤되면 이건 마키쨩이 아니라 마키쨩의 탈을 쓴 누군가가 아닐까 싶었어.

얼마 안되서 마키쨩은 그대로 잠들어버렸지만,
니코는 그 상황이 믿겨지지가 않아서 도통 잘 수가 없었어.

뭐, 자는건 불편했지만 엄청 따뜻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마키쨩이라는게 좋았어.

무슨 의미인지 알겠어? 마키쨩은 엄청 둔감하니까 모를거라고 생각하지만 말이지~

니코말이야, 아이돌 열~심히 해서,
마키쨩한테 엄청난 선물을 줄거야.

선물이라니, 뭘까? 궁금하지 않아?
그러니까... 그 때까지 기다려 줄 수 있어?

마키쨩은 엄~청 둔감한 대신에 엄~청 똑똑하니까,
니코가 뭘 기다려달라는 건지는 알겠지?

앗. 혹시 몰라서 말하는건데, 
강요하는게 아니라 부탁하는거고, 질문하는거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었다면 어쩔 수 없고.

뭐 니코는 스케줄때문에 당장은 마키쨩의 대답을 들을 수 없지만, 기회가 된다면 직접 들어보고 싶어.

음...마키쨩도 대학에서 엄청 바쁘지?

오늘은 휴일이니까, 니코 집에서 마음껏 쉬고 가라고 냉장고에 먹을걸 좀 넣어놨어.

마음대로 꺼내먹어도 되는데, 단 하나!
가운데에 있는 푸딩은 먹지마! 그거 줄서서 사온거니까!

만약 먹어버린다면...각오해니코!

쪽지치고는 너무 길었나?
A4용지에 쓰다보니까 엄청 길어져버렸어.

어쨌든, 읽느라 수고했어!
머리 아프면 스마트폰 옆에 놔둔 약 먹어.
좀 나아질수도 있으니까.

그럼, 푹 쉬고 가!












P. S.
푸딩 진짜 먹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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