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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꿈꾸는 플록스 :) -上-






니코니코니, 오늘은 마키쨩의 생일이야.

작년엔 이런 저런 이유로 축하해주지 못했지만,

오늘은 이렇게 졸업한 니코들까지 와서 생일파티를 열 수 있었어!

수업이 끝나자마자 부실로 직행하는 마키쨩을 막으려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린이랑 하나요는 거짓말을 어찌나 못하던지, 결국 니코가 나서서 마키쨩을 음악실로 보냈어.

정말이지, 니코가 없었더라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모르겠다니까니코~



“…….”



지금 니코의 앞자리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는 이 아이가 바로 마키쨩.

모두가 정리를 끝내고 돌아갔지만, 니코랑 마키쨩은 이렇게 부실에 남아서 스마트폰이나 만지고 있어.

마키쨩이 원래 이렇게 말이 없는 편은 아닌데, 평소랑 다르게 하이텐션으로 놀아버려서 많이 지친 걸까?

피곤하면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텐데……. 이대로 가다간 학교에서 잠들어버릴지도 몰라니코.

니코는 고개를 들고 앞에 있는 마키쨩을 쳐다보면서 눈치를 줘보았지만,

이 아이는 뭘 그렇게 집중해서 보고 있는지 니코니-아이 레이저 어택☆에 꿈쩍도 안했어.


응, 역시 니코가 먼저 일어서볼까?

니코가 의자에 걸쳐놨던 웃옷을 입는 척 하면서 일어났더니,

그제야 마키쨩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니코를 바라봤어.



“…….”


“마키쨩, 니코가 옷 입는걸 그렇게 빤히 보고……혹시 그런 취향?”


“무, 무, 무슨 소리야! 그냥 본거야! 애초에 무슨 취향인건데 그건!”


“장난이야니코. 마키쨩은 집 안가는 거야? 부모님이 걱정하실거야.”



마키쨩은 무언가를 말하려다가, 갑자기 고개를 조금 내리고 왼손으로 머리를 빙빙 꼬기 시작했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혹시 부모님이랑 싸웠다던가? 마키쨩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설마 가출한건 아니겠지? 어쩌지, 니코 집에 데리고 가기엔 니코의 마마 때문에 불편할 텐데…….


니코는 커다란 책상을 빙 돌아가서 마키쨩 옆자리에 앉았더니, 

마키쨩은 머리를 빙빙 꼬는걸 멈추고 니코를 슬쩍 곁눈질로 바라봤어. 

이렇게 니코가 가까이 가면 마키쨩이 조금 솔직해지니까, 웬만한 건 말해줄거야. 니코는 알고있어♡



“무슨 일 있는 거야? 혼자 고민하지 말고, 니코한테 상담해봐? 도와줄 수 있는 만큼 도와줄 테니까!”


“……집에…부모님 안 계셔. 이틀 동안.”


“에?”


“……와키상도, 휴가를 내셨어. 이틀 동안.”


“응, 그래서?”


“…….”



마키쨩은 저 말을 마지막으로 다시 스마트폰을 들고 머리도 다시 빙빙 꼬기 시작했어.

혹시,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부실에 있다는 것은 마키쨩 나름대로의 사소한 반항인걸까니코?!

그게 아니라면 혼자서는 외로우니까 니코가 집에 와서 하루만 같이 지내줬으면~하는 마음인걸까?

마키쨩은……충분히 그럴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마키쨩, 응큼해~!”


“가, 가, 갑자기?!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 건데?!”


“그야, 아무도 없는 집에 니코를 초대해서, 니코를 이러쿵 저러쿵 할거잖아? 니코 무서워~”


“무, 무슨 소리야! 그, 그냥 나는 니코쨩 집에 가봤지만

니코쨩은 우리 집에 와본 적 없으니까……그, 한번쯤은…….”



마키쨩은 얼굴을 붉히면서 필사적으로 니코의 눈을 피했어. 

하지만 니코는 끝까지 마키쨩의 눈을 쫒아가지. 결국 마키쨩은 스마트폰 화면으로 대피했어.

그래 그래, 아마 니코뿐만이 아니라 모두를 초대하고 싶었을 거야.

오늘은 자기 생일이기도 하고, 모두가 그런 자그마한 응석 정도는 기쁘게 받아 줄테니까.


하지만 끝까지 말할 타이밍을 찾지 못해서 결국 이렇게 되어버린거지니코?

오늘은 니코네 집에 마마가 계시니까, 동생들 걱정은 할 필요 없어.

마마가 왔을 때는 집안일을 쉬어도 된다고 말씀하셨으니까, 아마도 오늘이 그 날.

니코는 바닥에 나뒹굴고 있는 니코의 가방을 책상위에 올려놓고 말했어.



“마키쨩. 사실 니코 말이야, 오늘 집에 안들어가도 된다?”



















정말이지~ 마키쨩은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

















………………저벅………저벅,

……터벅…터벅…터벅.




마키쨩의 집으로 가는 길.

니코랑 같이 걷는 것이 부끄러운지 아까부터 하늘만 계속 쳐다보고 있어.

이런 점이 마키쨩의 큐티 포인트겠지만, 니코는 조금 어색하다구…….



……………………저벅………저벅,

…터벅…터벅…터벅.



……………………저벅………저벅,

터벅, 터벅, 터벅.



니코가 세 걸음 가면, 마키쨩은 두 걸음.

니코는 점점 가속이 붙어 가는데, 마키쨩의 걸음은 그대로.

아무리 마키쨩이 보폭이 크다 해도, 이렇게 걷는다면 니코보다 조금 속도가 느린 것처럼 느껴져.

점점 마키쨩의 걷는 소리가 멀어져서, 전혀 들려오지 않아서, 조금 불안해니코.

이럴 때에는 니코가 조금 속도를 늦춰서 걸어볼까?




…………………………저벅………저벅,

……터 벅……터 벅…터 벅.


…………………………저벅………저벅,

………터 벅…….터 벅………….터 벅.



응, 이제 조금 맞는 것 같네니코♡

이렇게 나란히 걸으면, 니코는 마음이 편해져. 바로 옆에 있으니까 어디로 가버려도 바로 알 수 있으니까.

니코의 심장 박동이 마키쨩의 발걸음 소리에 맞춰졌을 때 쯤, 그 아이가 말을 걸었어.



“……니코쨩, 저거 봐봐.”


“응? 저거라니? 어디?”


“……거기 말고, 하늘에 있는 거……달.” 



마키쨩은 팔을 쭉 뻗어서 어딘가를 가리켰고,

그 아이의 길고 예쁜 손가락 끝에는 붉은빛의 옥구슬이 걸려있었어.


니코가 태어나서 처음 보는 달이야.

어제까지만 해도 구름이 잔뜩 끼어있어서 달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는데, 

마키쨩이 가리킨 이 달은 어느 때보다 선명하고 맑게 눈에 들어왔어니코.


마음속으로 감탄사를 준비하고 있었을 찰나에, 니코는 달이 아니라 그 주변을 필사적으로 둘러봤어.

왜냐구? 니코도 잘 모르겠어니코~ 갑자기 보고 싶어졌는걸.


그런데, 뭔가 이상하네? 달의 주위에는 아무것도 없어.





왜?





저 멀리 떨어진 태양의 한 줌을 모아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잖아.

태양의 힘을 빌린다고 해도, 결국엔 자신만의 빛을 쥐어짜내고 있잖아.



아름답잖아.

저렇게 아름다운데, 저렇게 눈부신데 아무도 옆에 있어주지 않아.






어째서? 어째서인 거야?

어째서 아무도 함께 해주지 않는 거야?





이런 건……니코가 생각해도 어처구니없어.

몇 년 전, 니코가 홀로 남았을 때의 그 기억이 무심코 겹쳐버려서,

니코의, 눈앞이, 흐려져서…….


어라? 잘 보이진 않지만, 갑자기 달이 더 이상 빛을 내지 않아.

왜? 왜 멈춘 거야? 설마, 벌써 포기한 거야? 겨우 이 정도로?

네가 그 정도로 나약한 존재였어?





아, 큰일 났다.

점점 흐려지던 시야가 아무리 눈을 깜빡여도 앞이 보이질 않아.






조금 더 보고 싶어. 니코가 태어나서 처음 본 붉은 달.

마키쨩이 알려준 달…….







옆에서 같이 달을 지켜보던 마키쨩이 이상함을 느끼고 니코를 불렀어.

마키쨩은 눈물을 뚝 뚝 흘리고 있는 니코를 보더니, 무척이나 당황한 표정으로 니코를 이리 저리 더듬었어.


눈 주위가 따가울 정도로 눈을 비비고, 갈 곳 잃은 마키쨩의 손 한쪽이 니코의 어깨를 꽉 쥐었을 때.

겨우 앞이 보이게 되어서 니코는 깨달았어.

역시, 겨우 저런 걸로 포기할 리가 없지.











저 멀리서 구름 하나가 다가와서, 달을 조용히 쓰다듬고 있는 거였어니코.

처음에는 작은 구름뿐이었지만, 어느새 커다란 구름들이 몰려와서 달을 꼬옥-하고 껴안아버렸지 뭐야?


허걱, 잠깐! 니코, 지금 뭘 본거야? 이거 니코가 봐도 되는 거였어?

뭔가 보면 안 될 걸 본 것 같아!








달아, 달아. 혹시 니코가 훔쳐봐서 부끄럽지는 않았어?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허무하진 않았어?

그렇다면, 새로운 친구들이 생겨서 기뻐?








…….












……….












………….
























응, 그렇지?














니코도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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