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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여름, 끝나지 말아줘(1)

「원 투 쓰리 포 원투 쓰리 포」

매앰- 매앰-

찌는 듯한 더위에 땀방울이 볼을 따고 흐른다.

같이 댄스 연습을 하던 동료들도 하나둘씩 숨소리가 거칠어지기 시작하며 동작이 둔해지는게 보인다.

여름이 시작된게 얼마전인것 같았는데 벌써부터 차오르는 더위는 호흡을 타고 들어가 머리속까지 열이 차이는것 같다.

실내부실이 갖추어있지 않은 오토노키자카 스쿨아이돌부는

오늘도 학교옥상에서 이 더위와 싸우며 연습을 한다

안무도중 잠깐 하늘을 쳐다보니 태양은 우리의 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찌는 열기를 내뿜고있다.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모두 수고했... 앗! 뜨거워」

우미의 연습종료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호노카는 자리에 풀썩 주저 앉았다.

하지만 한 여름의 열기로 이미 달구어진 옥상 바닥이 호노카를 다시 벌떡 일어서게 만들었다.

「호노카, 좀 주의하세요 아까 훈련전에도 바닥이 뜨거우니까 조심 하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어디 괜찮은가요?」

우미가 호노카를 타이르지만 이내 상냥히 호노카에게 다가간다.

「호노카쨩 잠깐 기다려봐 쿨팩이... 아, 여기있다」

옥상구석 멤버들의 짐을 나둔 조그만 그늘진 곳에서 코토리가 아이스박스안에 쿨팩 하나를 꺼내 호노카에게 츙츙 뛰어간다.


곧 린과 하나요는 미리 깔아두었던 매트에 앉아 아이스박스에 넣어두었던 시원한 음료를 챙기고 있었다.


나도 이 온도는 역시나 더워 모자를 벗고 땀을 쓸어내리려고 오른 손등을 이마에 닿으려는 찰나-

「받으라구」

어느새 내 눈앞에는 검은 트윈테일을 한 작은 3학년이 타올을 건내고 있었다.

쭈뼛쭈뼛 망설이고 있는 나의 모습에 작은 3학년은 눈을 찡그리더니 한걸음더 내 앞으로 다가섰다. 그리고는 뒷꿈치를 들어 까치발을 하더니-

「붸에에, 니코쨩 뭐야!」

「헤에, 뭐긴 마키쨩이 손이 많이 가는 아이라 니코가 이렇게 돌봐주는겁니코」

니코쨩의 타올을 든 손이 마구잡이로 내 얼굴을 메만진다.

거친듯 하지만 따스한 손길은 차갑게 냉각된 타올과 대조를 이루며 흐르던 땀을 씻어낸다.

「그.. 그만 됐다구!」

나의 큰소리에 니코쨩은 뒤로 껑충 뛰어 나의 손이닿지 않는 거리에서 베시시 웃는다.

저 웃음 분명 꿍꿍이가 있는 웃음일것이다.


나는 불안을 뒤로한채 성큼성큼 그늘진 매트 쪽으로 다가갔다.

아이스박스에 손을 뻗어 붉은색의 토마토 무늬를한 물통을 찾아 집어든다. 시원한 얼음속에 있어서 그런지 더운 공기의 짜증은 잠시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가 될정도였으며 이내 뚜껑을 열어 물통속 차가운 스포츠드링크를 꿀꺽꿀꺽 마셨다.

음료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기분은 몇시간동안 밖에서 연습한것에 대한 보답같았다.

음료를 마시기위해 치켜올린 고개를 내리고 물통을 입술에서 때는 순간 이번에도 눈앞에는 작은.. 아니 니코쨩이 있었다.

「이번엔 뭐야 니코쨩..」

「아하하.. 그게 말이지 마키쨩..니..니코니코니」

내 앞에서 안절부절 못하니 니코쨩을 보고 있으니 분명 무언가 원하는 모드의 니코쨩인걸 나는 알아챌수있었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린과 하나요는 수다를 떨면서 각각음료를 마시고있고.

2학년들은 다음안무에 대한걸로 이야기를 하고있었으머 역시나 그 옆에는 물통 3개가 놓여져있다. 노조미랑 에리는 연습이 끝나자 말자 급히 학생회 일인지 모르겠지만 옥상을 떠났다. 그래서인지 아이스박스속 남은 물병은 노조미랑 에리꺼 2개가 있었다.

나의 두뇌로 사건을 정리하고 내린결과는.....

「자! 받으라구..」

「우와아, 마키쨩 니코의 마음을 읽은거야?!」

나는 손에든 물통을 니코쨩에게 건냈다.

니코쨩은 호들갑을 떨고는 내손에서 물통을 받아서 재빨리 꿀꺽꿀꺽 음료를 마시기 시작하였다.

「푸아.. 마키쨩이 아니였다면 연약한 니코는 탈진해서 쓰러졌을 지도몰라.」

「이렇게 더운날 수분섭취를 잊다니 아이돌점수 떨어질꺼야..

그리고 니코쨩, 아까 타올로 땀닦아 줄부터 계획한거고.. 아니, 것보다 하필 왜 나인거야」

내가 툴툴거리니 니코쨩은 음료를 마시다 말고 나를 빤히 쳐다본다.

「으흥... 생각해보니 그렇네... 흠.. 마키쨩이 편해서인가?」

「에엣?」

정면에서 나를 보고 활짝웃은 니코쨩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당황스러워진다. 분명 방금 시원한 음료를 마셨을텐데 아까보다 얼굴이 뜨거워지는것같다... 아니 이 열기는 가슴에서-


「다시 왔데이~」

「정말 노조미가 바쁜일이라고 해서 허겁지겁 따라갔더니..」

해맑게 웃고있는 노조미가 옥상으로 올라왔고 그 뒤에 지쳤다는 표정의 에리가 따라 들어온다.

「내는 학생회 일로 바쁘다고는 안했다이가 오히려 에리치가 따라오길레, 학생회일이 있을줄 알았구만, 아 것보다 모두 이거 함 보래이!」

갑작스러운 큰소리로 인하여 모두 노조미를 시선집중 한다.

그리고 기대등등한 표정으로 품에서 꺼낸껏은 다음아닌 노트북이였다.

「노조미, 이게 무슨 중요한일이야」

「후훗 에리치 잘보라고 쨘!」

「오! 뮤즈 이름이 적혀있네」

「호노카, 코토리..저 흠.. 모두의 이름도 적혀있군요」

「그리고 밑에 프로필이라고 쓰여져있어」

2학년들이 먼저 이 노트북앞에 다가서서 모니터를 쳐다고보며 한마디씩했다.

「후후.. 그렇데이 이건 바로... 우리 뮤즈 멤버들의 프로필을 적을수있는-」

「와아아 니코도 니코도 할래」

노조미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니코쨩은 재빨리 뛰어가 붉은 두눈을 반짝였다. 정말 저렇게 보면 영락없이 어린 얘같기도하다. 아, 옆에서 하나요의 표정도 비슷한것 같으니 이 말은 취소해야겠네..

나는 갑자기 무언가 떠오르고 하나요의 옆으로 다가갔다

「아! 하나요, 나 그러고보니 오늘 주번이었지」

「후에에엥... 앗! 그랬던것 같아」

「흠.. 보니까 프로필인지 하는게 좀 길어질것같으니 잠깐 다녀올게」

「마키쨩 다녀오면서 라멘사오라냐~」

「내가 어딜 간다고 생각하는거야....」


---


「으응.. 니코니가 좋아 하는건~ 쿠키, 싫어하는건~ 매운것~」

열쇠까지 교무실에 반납하고 옥상으로 올라가니 아직도 모두들 니코쨩을 둘러싸고 노트북을 응시하고 있었다.

의외로 니코쨩이 가장 먼저 작성할것 같았는데 앞에 멤버들이 프로필 작성까지 도와주면서 자신의 정보는 마지막에 기록 하는것같았다.

나는 문득 다시 하늘을 쳐다보았다.

더위는 아직 가시질 않고 찌는듯한 더위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


이런 말이 있다 시작이란게 존재하면 끝도 존재한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슨 일을 함으로 인해서 시작을 하면 성공을하던 실패를하던

결과라는 끝을 만들어낸다.

사람도 그렇다. 탄생이라는 시작이 있으면 죽음이라는 끝도있다.

다만 그 끝이 길거나 짧은것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것이다.

하무튼 죽음이라는건 탄생을 하였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찾아 오게된다.

다만 이제겨우 15살인 내 머리로는 이 끝이라는 현실은 받아 들이기에는 힘들것같다....


「S쨩 식사시간 이에요~」

간호사 누나가 식판을 들고 침대에 앉아 있는 나에게로 천천히 다가온다.

그리고는 숟가락으로 음식을 뜨고 나의 입 앞에 가져다 놓는다.

「...」

「S쨩, 먹고 힘내야 수술도 받을수 있답니다」

「...」

나는 천천히 입을벌려 음식을 삼킨다.

무슨 맛인지는 모르겠다. 애초에 밥을 먹는다는 행위가 그저 영양분의 섭취인것으로 생각을 하게되었다.

아.. 언제 식사를 한다는행위가 즐거움이였더라 ..

두 숟가락 먹고는 나는 고개를 좌우로 가볍게 흔든다.

간호사 언니는 무슨말을 하려는듯 보이더니 이내 식판을 가지고 병실문을 연다.

「힘든거나 필요한거 있으면 꼭말해 언니가 언제라도 달려갈게」


간호사언니가 병실을 떠나고 나는 멍하니 침대에 앉았다.

그리고 고개를 천천히 오른쪽으로 돌렸다.

창문이 보이고 바깥이 보이지만 여기는 7층이라 자세히는 보이지 않는다. 오늘 밖이 덥다고 여기 병실에 오던 간호사 언니들의 말이 떠오르지만 이곳은 적정 냉방이 되어있어서인지 나는 잘모르겠다.

여기 병실에 들어온지도 벌써 계절이 한번이상 바뀐것같았다.

중학교전까지는 내가 더위를 많이타서 그런지 여름에 그렇게 좋은 기억은 없었지만...

이내 창가앞에 엄마 아빠 내가 있는 가족 사진이 있었으며 그 액자옆에 작은 거울에 내모습이 보인다.

환자복을 입어도 한눈에 보이는 메마른 몸에 수척해보이는 얼굴

그리고 머리에는 비니 모자가 씌워져있는 모습이보이고 그 사이로는 머리카락이 한올도 보이지 않는다.

붉은 곱슬머리가 어울렸던 예전의 '나'는 이제 거울속에 아니 현실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순각 가슴속에 무언가가 차오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울어봐야 해결될건 없다고 생각하고 다시 가족 사진으로 시선을 옳겼다.

엄마가 보인다, 내가 힘들때마다 항상 옆에서 내편이 되어주시고 절대로 눈물을 보이시지 않던 강한분이다.


하지만 이틀전 새벽에 내가 잠깐잠이 깼을때 우연히 작은소리로 아빠와 통화를 하는것 같던 엄마를 보았고 '내딸 S쨩이 살아있는 1년동안 절대 슬프게 만들지 않겠다는' 소리와 흐느끼는 엄마를 보게된 뒤로부터는 나의 마음이 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였다.


내 뇌에 무슨 종양이 있다고는 알고있었고 물론 완쾌하리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렇게 빨리 끝이라는게 찾아온다고 생각할수록 아까의 가슴속에 차오르던것은 눈물로 바뀌어서 내 두눈을 적셨다.

'후'크게 한숨을 들이 마시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순간 툭 하는 소리와 함께 손바닥 만한 작은 수첩이 떨어졌다.

「...」

바닥에 떨어진 수첩을 보고 있으니 괜히 기분이 착찹해지는것 같았다.


병실을 나와서 병원을 둘러보았다.

내가 얼마 못산다해도 당장 오늘내일 하는 병이 아닌지라 의외로 혼자 능숙하게 병원내부정도는 돌아다닐수 있었다.

곧 병원 휴게실에 도착한 나는 자판기쪽으로 다가갔다.

동전 몇개를 집어넣고 '딸깍' 내가 좋아하는 토마토 쥬스를 뽑고는 터덜터널 앞으로 걸어갔다. 그때였다.

「에엣? 토마토 쥬스가 매진이잖아!」

시끄러운 소리에 고개를 휙 돌아보니 나의 뒤에서 검은머리의 작은 소녀가 자판기를 보며 소리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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