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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저희 아이돌 연구부에 꽃을 하나 키우기로 했습니다.
얼마 전에 엄마가 들고온 화분 하나.
저는 그 꽃이 뭔지 물어 보았지만 엄마는 살짝 웃으시며 제게 말하였습니다.
열심히 키워서 이 꽃이 무슨 꽃인지 맞춰보지 않겠냐고?
그러한 이유로 한번 키워볼까 하는 마음에 저희 아이돌 연구부에 인테리어로 장식하기 위해 화분을 들고 물을 주고 있는 중입니다.
"카요찡~ 뭐하고 있는 중이냐?"
"집에서 들고온 화분에 물을 주고 있는 중이야."
"헤에~ 무슨 꽃이야?"
"그건 다 자라고 난 뒤의 재미, 라고 엄마가 그랬어."
벌서부터 무슨 예쁜 꽃이 자랄지 기대되는 중입니다.


다음 날 부실에 오니 니코쨩이 화분에 물을 주고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하나요는 뭘 안단 말이야. 아이돌하면 청순가련! 그 청순가련에 꽃이 빠질수야 없지. 그리고 꽃에 물을 주며 키우는 스쿨아이돌의 모습이야 말로 최고로 어여쁜 그림이 나오는 걸 파악하고 가져왔을 줄이야!"
"그, 그런가... 물 부워줘서 고마워 니코쨩."
저는 물을 주고 있는 니코쨩에게 다가가 같이 화분에 대고 말했습니다.
"꽃님~ 얼른 예쁘게 자라주세요."
"니콧-! 왜, 왠지 심장이 두근거렸어."
꽃도 사람과 같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말을 들을 수록 이쁘고 착한 사람이 되듯, 마찬가지로 꽃도 그러하다고.
얼른 무럭무럭 자라서 예쁜 꽃으로 자란 모습이 보고 싶어요~


그리고 그 다음날.
아이돌 연구부에 오니 화분 앞에서 호노카가 양손을 들고 기합을 넣고 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호, 호노카쨩...? 뭐하는 거야?"
"아, 하나요쨩? 헤헤, 사실 꽃이 빨리 자라라고 주문을 걸고 있었어."
호노카는 양 손을 화분 위에 올려 주문을 외웠습니다.
"자라나라 새싹이여! 무럭무럭 자라나라...!"
"시, 시도는 좋은데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을까?"
"그런거야? 그래도 계속 자라나라고 상상하고 말로 듣고 그러면 왠지 모르게 훌쩍 자라날거 같지 않아?"
"그, 그럴지도 모르겠네."
결국 그 날은 호노카와 함께 10분동안 화분 앞에서 주문을 외웠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화분에 물을 주기 위해 부실로 향했습니다.
우미쨩과 코토리쨩이 화분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기에 다가가서 물어보았습니다.
"응! 화분에 영양제를 주입시켜봤어 하나요쨩! 이걸로 분명 건강하게 자라줄거야."
"하나요와 마찬가지고 저희들고 이 꽃이 예쁘게 나라서 어떤 꽃을 피울지 기대가 되는군요."
둘의 배려에 너무 기뻐 입에서 미소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정말 고마워 모두들....


그리고 화분에는 조금씩 새싹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어요.
"새싹이 피어났어!"
"하라쇼! 벌써 피어나는 거야?"
다들 화분을 바라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자 화분을 들고오지 잘 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슨 꽃이 필지 모두와 이야기 하고 상상하며 즐거운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주말이 지나 월요일.
수업을 끝마치고 화분에 꽆이 얼마나 자랐을지 기대를 품고 부실을 향해 둥둥 떠다니듯 발걸음을 튕기며 나아갔습니다.
그렇게 도착한 부실 안 화분에는 시들어져 쓰러져있는 새싹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자 눈이 핑 돌며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습니다.
주말 사이에도 꾸준히 물을 주러 왔었는데....
"서, 설마 호노카가가 주말에 준 물이 너무 많았나?""에...? 호노카쨩도 줬던거야? 코토리도 줬었는데?"
"실은.. 저도...."결국 뮤즈의 모두가 돌아가며 계속해서 물을 줬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모두들 화분을 잘 키우겠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했던 일이 결국 새싹을 죽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거죠.
모두들 악의를 가지고 한 일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저는 왜 이리 가슴이 아픈걸까요?
"저, 저기... 카요찡...."
"미안 린, 모두들 오늘은 먼저 갈게."
미안한 짓을 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데.
모두들 슬픈 것이 당연할 텐데.
집에 도착해서 아무 생각도 하기 싫어 침대에 얼굴을 묻고 누웠습니다.
숨이 막혀오는 기분도 있지만, 가슴 막막한 이 감정을 지우고 싶다는 생각만이 들었습니다.


"하나요. 식사하러 나오렴."
몸에 힘이 쫙 빠진채로 터덜터덜 식탁에 앉아 힘없이 숟가락을 들어올렸습니다.
그 모습을 본 엄마가 걱정스런 목소리로 물어왔습니다.
엄마의 그 질문에 가슴이 쓰리지만 전부 털어놨습니다.
아이들과 다 같이 정성스래 꽃을 키운 것부터 주말 사이에 맴버들이 돌아가면서 물을 너무 많이 줘버린 탓에 새싹이 죽어버린 것까지.
그러자 엄마는 웃으며 대답했어요.
"이미 하나요는 훌륭한 꽃들을 피워 냈잖니?"
"에? 무슨 말이에요?"
엄마는 저를 가리키며 대답했습니다.
"모두와 함께 웃으며 키워낸 미소의 꽃, 모두와 함께 협력하고 서로를 배려해준 우정의 꽃을 말이야."
가슴이 순간 뭉클하였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뮤즈의 모두들에게 달려가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고 싶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고 있던 저의 모습을 보며 엄마는 또 한 껏 미소지으며 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얘들아 미안해! 어제는 내가 너무한거 같아."
"아, 아니야! 하나요가 잘 못한건 아무거도 없어."
모두들 고개를 들라며 제 주위에서 괜찮다고 해주었습니다.
그리곤 린쨩이 제 앞에 선물상자를 내밀었어요.
"이거, 우리들 모두의 선물이다냐. 꼭 받아줬으면 한다냐."
뭘까? 기대하며 선물상자의 포장지를 벗기며 열어 보았습니다.
"화분이잖아?"
"이번엔 우리들이 하나요에게 주는 선물이다냐. 어떤 꽃이 자랄지 예쁘게 키워줬으면 한다냐!"
왈칵 눈물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흐르고 흘러서 양손으로 막을 수 없을정도의 눈물이 흘러나왔습니다.

 

시간이 흘렀어요.
화분에도 아름다운 꽃이 자라났어요.
영롱하면서도 몽환적인 아름다운 보라빛을 머금은 바이올렛.
그 꽃말은


'영원한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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