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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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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10년간의 첫사랑」 「니코니코니-! 안녕! 마키짱!」「...뭐야, 아침부터」「아니, 마키짱. 쉬는날이잖아? 그래서 놀러왔지」「돌아가」「너무하네, 정말. 기껏 니코가 여기까지 찾아 와줬는데 차 정도는 대접해줘야 되는 거 아냐?」「멋대로 찾아와서 그렇게 말해도...일단 들어와」 이 사람은 그때 이후로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아무리 나이를 먹었어도, 아무리 세상에 휩쓸렸어도 변하지 않는다. 「커피로 할래? 아니면 다른 거?」「니코는 교토산 특제차가 먹고 싶은데에」「오케이, 30엔줄테니깐 자판기 커피나 먹고 와」「아, 알았어! 알았다고, 정말. 커피로 줘. 그럼」「설탕하고 프림은 두스푼씩이면 되지?」「응」 그녀를 위한 커피를 타고, 스스로를 위한 블랙커피도 잔에 따른다.그리고 그녀에게 커피를 갖다주고는 자신 몫의 커피를 살짝 들이켰..
마키「혼자만의 졸업식」 하얀 숨이 토해진다.처음 만났던 봄이 지나가고, 처음으로 손을 잡았던 여름이 지나고, 처음으로 서로에게서 눈을 돌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마주 볼 수 있었던 가을이 지나가고, 처음으로 입을 맞췄던 이 겨울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에서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은 사랑스러웠지만 그렇기에 바라보기 괴로웠다.자신은 대체 어떤 말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그리고 그녀는 어떤 말을 할까. 「마키짱...」「졸업 축하해, 니코. 니코도 얼마 뒤면 대학생이네」「...응. 그렇게 되겠네」「니코가 무사히 졸업할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었는데」「너무하네, 정말」「정말로...축하해. 진심이야」「고마워...마키짱한테 축하 받을 수 있어서 기뻐」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은 나누지 않았다.그저 서로를 바라보며 가볍게 웃고는 그녀가 돌아..
니코「닥터 니시키노씨를 인터뷰 하러 왔습니다」 니코「슈퍼 아이돌 야자와 니코입니다. 니코니코니-!」아나운서A「예, 야자와 니코씨. 오늘은 어디에 나가 계신 건가요?」니코「네, 저는 지금 세상에 소문이 자자한 미녀 의사, 닥터 니시키노 마키씨를 인터뷰 하러 와 봤습니다!」아나운서B「닥터 니시키노 마키씨라면...모든 남자들이 한번쯤은 진찰 받기를 원한다는 그 분 말인가요?」니코「예, 그렇습니다! 지금부터 인터뷰에 나서 볼 건데요! 자, 자. 일단 자기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닥터 니시키노씨」 마키「정말이지...내가 왜 이런 걸...」니코「자, 자. 그러지 말고 빨리 빨리」마키「에...그...니시키노 마키입니다. 의사를 하고 있습니다. 잘 부탁 드립니다」니코「음후후...그리고 하나 더 있지요. 사실 니시키노씨는 니코랑 같이 스쿨아이돌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마키「봄이 지나고 봄이 온다」 봄이 오기만을 계속해서 기다렸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기를 계속. 「린들도 졸업이다냐...」「그러네, 들어온지가 엊그제만 같은데」「처음에는 마키짱하고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나도 마찬가지야, 하나요」 3년간 많은 것을 얻었다.소중한 친구를, 즐거운 추억을, 자연스러운 미소를, 그리고 사랑을.3년간 하나를 잃었다.너무나도 소중했던 사람을. 「그러고보니깐 우리가 처음 들어왔을때는 이 학교도 엄청 조용했었다냐」「신입생이 거의 없었으니깐」「그, 그래도 결국에는 떠들썩한 학교가 되었잖아」「자랑 같지만 우리의 공도 있겠지, 전부 호노카들 때문이야」 그리고 당신 때문이야.뮤즈를 만들자고 제안한 건 호노카지만, 뮤즈가 있을 곳을 지켜준 건 당신이었으니깐.포기하지 않고, 지켜주었으니깐. 「하나..
니코「전해주지 못할 편지를 쓴다」 ※원작하고는 상관없는 패러렐 월드 바깥은 벌써부터 겨울이 찾아오고 있음을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무성하던 나뭇잎은 진작에 다 떨어져 뼈대만 남아 있었고, 꽃들도 잔뜩 웅크린채로 다시 한번 봄이 찾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리고 그 모든 것을 바라보며 나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않는 눈을 꿈뻑이며 다시 한번 펜을 들어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 추워지는데 모두들 감기는 걸리지 않았을까.어디 아프거나 하지는 않을까.잘 지내고 있을까.이루고 싶던 꿈들은 이루었을까.언제나 웃으면서 지내고 있을까. 『잘 지냈었나요, 모두들. 너희들이 이 편지를 보고 있다는 것은 아마도 제가 죽었다는 거겠죠. 너희들에게 미리 말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여기까지 쓰는 것만도 숨이 벅차온다.손은 이미 자신의 손이 아닌 듯 아무런 감각도..
저는 사람을 죽였습니다 니시키노 마키라는 여자에 대해서 간단하게 정의내린다면 완전무결이라고 칭해도 부족함이 없으리라.의사라는 남 부럽지 않은 직업과 그를 뒷받침해주는 집안, 명석한 두뇌, 외모, 심지어 노래나 춤 같은 것도 완벽한 말 그대로 신에게 사랑받으면서 만들어진 인간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녀의 비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밝혀지는 순간 상기했던 모든 것을 잃게 될 비밀을.아니, 한명은 알고 있겠지.그렇지만 그 한명도 그 비밀에 대해서 털어놓을 일은 없을 것이다. 그녀는 사람을 죽인 살인자라는 것을. 「내일부터 태풍이 온대」「번거로워지겠네」「상관없잖아, 어차피 차로 움직이니깐」 그런 실없는 소리를 하면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숨을 토하게 만드는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가볍게 자신의 눈 앞에 있는 공범을 쓰다듬는다.공범이라..
호접지몽 정신이 들고 보면 나는 교복을 입고 있었다.그리고 내 눈 앞에는 모두가 있었다. 「니코」 거기에 그녀가 있었다.그 날의 미소를 지으면서.그리고 그제서야 깨달았다. 아아, 이것은 꿈이구나. 「왜 그...」 눈 앞에 서 있는 환영(幻影)의 멱살을 잡는다.너는 그녀가 아니야.그러니깐 웃지마.그녀와 같은 표정으로 웃지마. 「니코짱! 왜 그...」「사라져! 사라져버려! 사라지라고!」 어째서 사라지지 않는 건데.이런 꿈은 바라지 않고 있었단 말야.그러니깐 제발 사라져줘. 「니코ㅉ...」「가만히 있어, 호노카」「마키짱...괜찮아?」「내가 알아서 할 테니깐, 응? 그러니깐 잠깐만 빠져 있어 줘」「...알았어」 환영이 환영들을 이끌고 사라져도, 눈 앞의 환영은 사라지지 않는다.아니, 사라지기는 커녕 더욱 더 강렬한 존재..
선의 발자국 -1- 너의 이름은 패러디입니다. ㅡㅡ "...내, 내.. 이름은...!" 애절하게 마음을 두들기는 목소리, 메아리치는 울림. 다시,나는 누군가를 꽉 껴안고 있었다. 절대 잊지 않을, 그런 사람을. 그러고는 말한다."절대로, 두번다시 놓치지 않을테니까! 「 」..!" 하지만 그사람의 이름은, 이름만이 누군가 지우개로 슥삭 지운듯이 발음이 뭉개져서 들리지 않는다. 그러고는, 문득 일어나게된다. 아. -꿈이였구나. 안개처럼 사라지는 방금전의 촉감도, 느낌도.하늘로 날아가던 빨간색 선도. 툭, 떨어지는 눈물방울들.이유도, 연유도, 징조도 없이. 눈물은 얼굴을 타고 밑으로 떨어져내린다. 가끔, 이런날이 나에게는 있었다. 지겨워질 정도로 겪어봤지만, 도무지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나는- 다시 일을 하러 병원에 간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