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럽갤문학/단편

NTR

「나 코토리짱이랑 사귀기로 했어」

「그러니깐 그렇게 알아줬으면 좋겠어」




「「「「「「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다지만, 무심코 던진 말에도 누군가들은 경악하는 법이다.

한명은 확실하게 혼이 빠져나간듯 하지만.



그리고 그런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두 사람은 깨가 쏟아지는 커플이 되어서 모두의 위장을 뒤집어 놓고 있었다.



「호노카짱! 입술에 밥풀 묻었어」

「아, 진짜네...음...그럼 떼.줘♡」

「사람들이 이렇게 많은데 부끄러워...」

「안 떼어주면 계속 이러고 다닐거야?」

「호노카짱도 참」



그런 말을 하면서 입술로 밥풀을 떼어주질 않나.





「그러고보니 코토리짱은 귓불이 약했던가」

「잠깐, 호노카짱! 여기서 그런 걸 말하면 안...꺄아앙!」

「역시 코토리짱의 그런 반응은 좋아」

「...우우」

「나머지는 이따가 밤에 계속하자?」




선을 넘은듯한 발언을 서슴치 않고 한다거나 하면서.




그런 것을 보고 나머지는 닭살이라느니 어쩌니 하고 있었지만, 한명 우미만은 그것을 보고 무언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분명히 두 사람은 연인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연인(連人)일 뿐, 연인(戀人)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어딘가 모르게 무언가를 숨기고, 속이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호노카, 잠깐 할 얘기가 있습니다만」

「응, 좋아. 어디서 얘기 할래?」

「아뇨, 장소는 여기라도 상관 없습니다만」

「아니, 이런 복도에서는 하기 적당치 않을 얘기일 것 같으니깐 장소를 옮기자」




그 이유를 알기 위해 호노카를 붙잡고 대화를 시도했지만 호노카는 마치 자신이 무엇을 물어볼 것을 예상이라도 하고 있었다는 듯이, 자신을 데리고 아무도 쓰지 않는 빈 교실로 향한다.




「자, 그럼 무슨 얘기를 하고 싶은걸까, 우미짱은?」

「실은 코토리와...」

「사귀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거지?」

「그걸 어떻게...아니, 알고 있었나요?」

「당연하지. 우미짱이랑 몇년을 같이 지내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리고 물어보려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Yes야, 난 별로 코토리짱을 연인으로써 좋아한다거나 하는 건 아니니깐」

「그럼 어째서」




코토리와 사귀고 있는 건가요.

아니, 사귀는 척 하고 있는 건가요.

라는 질문은 하지 못했다.

호노카의 표정이 너무나도 낯설어서.

어딘가 모르게 비웃고만 있는 것 같아서.




「그렇지만 우미짱, 코토리짱 좋아하잖아?」

「예?」

「좋아하지? 아니면 좋아했었던걸까?」

「그, 그건...」

「어느 쪽이든 상관없어. 그것 때문에 나는 코토리짱과 사귄 거니깐」

「대체 무슨 소리인건가요, 그게」

「그야 우미짱이 그토록 좋아한다니 뺏고 싶어졌거든」




뺏어?

무엇을?

코토리를?

아니면 자신의 사랑을?




「그렇지만 빼앗고 나서 생각해 본 건데 말이지, 코토리짱으로는 안 돼」

「코토리로는 안 되다니 그건 또...」




반론하기도 전에 입술을 막아오는 부드러운 느낌에 순간적으로 머리가 멍해지고, 그대로 책상위로 떠 밀려 쓰러졌다.

대체 어떻게 된 거지, 지금 상황은?

호노카는 어째서 자신을 그런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는 거지?




「우미짱은 코토리짱을 좋아하는 게 아니야」 

「아니예요, 저는 코토리를...」

「그럼 어째서 코토리짱을 보는 시선에 아무런 미련도 없었던 걸까」

「그, 그건...그러니깐...」

「그리고 어째서 코토리짱이 아닌 날 보는 시선에 미련을 품고 있었던 걸까」

「아, 안돼요. 그 이상 말하지 마세요」



더 이상 입을 열게 해서는 안 된다.

뒤에 이어질 말을 들어서는 안 된다.

그 순간 자신은 무너진다.

그리고 그런 바램도 무색하게 호노카의 입이 열렸다.



「우미짱은 코토리짱이 아닌 날 좋아했었던 거야, 정말이지 영락없이 속았어」

「아, 아아...」



들켰다.

들켜버렸다.

가장 들키지 말았으면 했던 사람에게 들켜버렸다.



「어째서 숨겼던 걸까, 설마 코토리짱 때문에? 코토리짱이 날 좋아해서?」

「아녜요, 그런 게 아니예요. 저는 호노카를 좋아하지 않아...」

「그렇지만 어떤 거든지 상관없어. 중요한 건 앞으로가 더 재밌어질거라는 거지」



그런 말과 동시에 자신의 단추를 풀러오며 입을 맞추는 호노카의 목덜미 뒤 창문으로 낯익은 색깔의 머리카락이 사라져 가는 게 보인 듯한 기분이 들었다.




「사랑해줄게, 우미짱. 그러니깐 앞으로 날 즐겁게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