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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이사장, 유부녀의 부드러운 살결

스쿨 아이돌이라 해도 동경의 대상을 가슴속에 품지 말라는 법은 없다.


오토노키자카 학원을 책임지고 있는 학생회장, 아야세 에리는 학생회장으로서 마지막 임무를 마치고 이사장실을 찾게 된다.


내일이면 호노카에게 학생회장 직책을 물려주는 날이다. 그렇게 되면 아마 이사장과 자주 만나지도 못할 것이다.




'좀 섭섭하겠네.'




이사장실을 몇번 노크하며 든 의미모를 섭섭함.


처음에는 자신의 의견에 찬성해주지 않은 이사장이 때로는 밉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사장의 깊은 뜻이 조금은 알 거 같기도 했다.




"들어오세요."


"실례하겠습니다."




문을 열고 이사장실로 들어가자, 청초한 자태로 성실히 업무를 수행 중인 이사장이 부드럽게 웃음을 지으며 에리를 환대한다.




"어머, 무슨 일이니?"


"저, 저기..."




순간 말문이 막힌 에리가 어색한 표정을 지어 보인다.




"내, 내일이면 학생회장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해서... 이사장님에게 그동안 못했던 감사의 말을..."




난데없이 긴장해버린 탓에 에리답지 않는 태도를 선보인다.


자기 자신도 왜 이런 태도를 보이는지 스스로를 탓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에리."


"네, 네?!"




잠시 서류에서 손을 뗀 이사장이 책상 서랍에서 무언가를 꺼내든다.


그러면서 에리에게 하는 말.




"미안한데... 옷 좀 벗겨줄 수 있겠니?"


"네에에에엣?!"




그것은.


실로 예상치 못했던 당돌한 유부녀의 유혹이었다.














"조금 더 오른쪽... 아야야..."


"이, 이사장님... 거긴..."


"으흥... 그래... 거기란다... 살살... 부드럽게 만져주렴..."


"저, 저는... 더, 더이상은...!"




에리가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찌익-!


'파스'를 붙이는 데에 성공한다.




"파스에 주름이 생기지 않도록 반듯하게 붙여서 문질러주렴."


"...네."




살짝 정장을 걷어올른 이사장의 허리에 뜬금없이 파스를 붙여주게 된 에리가 사뭇 긴장한 얼굴로 이사장의 엉덩이골 바로 위 부근을 매만져준다.


고등학교 2학년 딸을 두고 있는 어머니답지 않은 깨끗한 피부에 날씬한 허리 덕분에 에리의 부러움을 산 이사장이었지만, 아마 이사장 본인은 자신이 현역 여고생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할 것이다.


그렇게 이사장의 허리 파스 붙이기에 동참하던 에리에게 이사장이 슬며시 웃으며 말한다.




"지금까지 고마웠단다."


"......"


"오토노키자카 학원을 위해서 에리가 열심히 노력해온 것도, 그리고 학교를 위한 마음도 충분히 잘 알고 있었어. 하지만 이사장으로서 때로는 너희에게 쓴소리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렴."


"...이사장님..."


"언제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단다. 학교를 지켜줘서 고맙다고.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힘내주렴. 그리고..."




이제 됐다는 듯이 의자를 돌려 에리와 마주앉은 이사장이 시선을 맞추고서 슬쩍 에리의 손을 잡아준다.




"남은 학교생활... 지금까지 고생한 만큼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좋겠어."


"......"




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는 에리가 필사적으로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노력한다.


언제나 아야세 에리라는 존재는 뮤즈에게 있어서 가장 연장자로서, 엄격히 통제해야 하는 선배로서, 그리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학교를 이끌어가는 학생회장으로서 학교생활을 보내왔다.


그리고 이제...


드디어 에리는 평범한 여고생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노력해볼게요."


"어머어머."




에리의 눈가에 맺힌 눈물방울을 이사장이 자신의 손으로 닦아준다.


지금까지 고생해온 전(前) 학생회장, 아야세 에리가 학생회장으로서의 마지막 이사장과의 대면을 마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