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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코토리「이 아름다운 백합의 세계」



미나미 코토리에요


갑작스럽지만 백합에 대해서 알고계신가요?


보통 연인이나 부부라 하면 남녀사이의 관계지만 백합은..... 헤헤, '여자' 끼리 관계 맺는걸 가리킨답니다. 꺄아~!


그리고 무려, 무려! 제가 다니는 여고에는 당연하지만 '여자아이 '만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이 존재한답니다. 9명이 함께 울고 웃으며 그렇고 그런 관계를 으헤헤――



「일리가 없잖아」딱콩


「츙!?」



기가막힌 얼굴로 코토리의 머리에 딱밤을 때린건 니코쨩입니다.


니코쨩은 일단은 3학년이지만 교복을 벗으면 중학생이라고 해도 믿을정도로 작답니다. 그리고 코토리는 말이죠 그런 작은 아이들이 참을수없을정도로――



「...」딱콩


「츙!?」



아파~. 벼슬을 문지르며 「이번엔 어째서」라는 눈빛을 보내보지만 「네 눈빛이 위험해서」라고 니코쨩은 답했습니다. 너무하죠, 코토리는 그저 백합에 멋짐을 알려주고 싶은것 뿐인데.



「그런, 코토리의 눈은 아기새처럼 순수한데~」


「맹금류를 잘못 말한거겠지」


「너무해에~ 니코쨩은 코토리가 그런 아이로 보이는거야?」초롱초롱


「그럼, 무슨생각 한건데」



한숨을 쉬며 「일단은 물어봐줄게」 하며 제게 질문하는 니코쨩에게 저는,



「물론 백합――」


「...」딱콩


「츙!?」



또 맞아버렸습니다.




xxx



미나미 코토리입니다(take 2)


아까는 니코쨩에게 방해를 받아버렸지만 이번에야말로 본론에 들어가볼까해요.


혹시 뮤즈의 멤버인 아야세 에리쨩이 레즈에 어울리는 아이라는 설문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는거 아시나요? 뿐만이아니라 '유리'의 화원이라는 백합백합한 듀오곡까지 부른 멤버랍니다! 그래요! 이건 완전 백합일수 밖에 없는거에요! 만약, 아니더라도 코토리가――



「헛!」



저는 등골을 달리는 서늘함에 반사적으로 머리를 감싸 안고 돌아봤습니다. 그곳엔,



「」휘잉


「아무도...없네?」



기분탓이었나봅니다. 이번엔 니코쨩이 와도 멈출생각 없지만요. 아무튼 에리쨩입니다!


안그래도 커플링끼리 엮이는 일이 많은 뮤즈인데(사실은 진짜 사귀는일은 없지만) 그중에서도 특출난 에리쨩이라면 혹시, 아니 분명, 리얼 백합녀인게 틀림없습니다.


그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서 미나미 코토리, 오늘 하루 에리쨩을 미행합니다!



xxx



학생회실 옆 운동장 근처



「」기웃기웃



제가 지금 무얼 하는건지 아시겠나요? 후훗 바로 잠복금무랍니다. 누군가의 감시를 하는건 처음이지만 괜찮아요. 미행에 관한 tv프로로 예습을 하고 왔으니까요. 이름은 맨 버서스 네이쳐 였나?


에리쨩의 곁엔 항상 감이 좋은 노조미쨩이랑 붙어있지만 오늘은 미리 우미쨩한테 부탁해서 둘이 같이 돌아갔습니다. 그럼 감시를 시작해볼까요.



「」스윽스윽



핫! 저길봐요 카메라맨. 백합녀에요.


금발 포니테일 나이스바디에 쿨속성까지. 절벽위의 꽃같이 보이지만 지금은 코토리의 망상소재일 뿐이죠. 훗


창문넘어로 본 에리쨩은 묵묵히 서류정리를 하는것처럼 보이지만 어떨까요. 이렇게 감시하고 있으면 금방 실체를 들어낼게 분명합니다.




xxx




아야세 에리는 지금 상당히 기분이 좋다. 


원인은 두가지. 하나는 옆에서 도와주기보단 장난을 더 많이 치는 노조미가 없어 일처리가 평소보다 빠르다는것과...



「」물끄러미



코토리가 아까부터 계속 창문너머로 지켜보고있다는점이다.


이게 호노카나 노조미였다면 나쁜 장난이라도 치는게 아닐까 불안하겠지만 상냥한 코토리라면 견해가 다르다.


분명 혼자 남은 나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찾아온것이 틀림없다. 들어오지 않고 지켜보는건 일처리 진행을 늦추지 않기 위한 예습. 혹은 쑥스러워 하는것이 아닐까.


벼슬이 완전히 들어날 정도로 귀여운 미행까지. 정말 하라쇼야 코토리.


귀여운 후배가 이렇게까지 어필하는데 무시하면 선배라고 할수 없지. 일단 밖은 추우니 안으로 들여보낼까.



「코토리」



창문을 열고 풀숲을 향해 코토리를 부르자,



「삐약!?」



소란스럽게 부스럭 거리던 풀숲은 이내 잠잠해지고 몇초간에 침묵이 찾아왔다.



「...에리쨩, 어떻게?」덜덜



풀숲에서 나온 코토리는 멀리서 봐도 알수있을정도로 떨고있었다. 설마 진짜로 안들킬거라고 생각한건가?



「벼슬이 삐져나와있었는데」


「엣!? 앗!」허둥지둥



황급히 자신의 머리를 만지며 당황하는 코토리.


에? 뭐야? 이 귀여운 생물?


살짝 나사가 빠져있으면서도 보는이를 흐뭇하게 만들어주는 행동은 때때로 아리사가 보여주던 엉뚱한 모습과 겹쳐보였다. 그 때문인가, 정신을 차렸을땐 나는 이미 웃고 있었다.



「후훗, 추운데 거기 서있지 말고 들어와」


「에...으..응」




xxx




코토리에요...


지금 전 에리쨩의 말을 따라 학생회실로 향하는 중입니다.



「들어와」


「으응」덜덜



에리쨩은 웃는 얼굴을 유지하고 있지만 속으로는 굉장이 화나있겠죠. 그 증거로 코토리를 학생회실로 끌어들여, 퇴로를 끊어버렸습니다. 역시 카시코이 학생회장.


제게 자리를 권한뒤 자신의 자리에 앉은 에리쨩은 진지한 얼굴로,



「코토리, 날 보고있었지?」


「....네」꿀걱



주마등이라고 하던가요?


순간 우미쨩과 호노카쨩과 함께 보내던 어린시절 모습들이 스쳐지나갔습니다. 여러 사진들을 이어붙인듯 꼬마인 소꿉친구들은 순식간에 오늘 헤어지기 전의 모습으로 변해 코토리에게 이별을 고 하고 있었습니다.


안녕 우미쨩 호노카쨩, 코토리 둘이랑 만나서 행복했어.


에리쨩은 러시아 출신이니 분명 고문이나 사형하는 방법도 다양하게 익히고 있겠지. 


코토리, 아픈건 싫은데



「아프지 않게 단숨에 끝내줘」


「응? 무슨소리야?」


「에?」


「응???」



신발끝을 향했던 시선을 올리자 정말로 무슨소릴 하는건지 모르겠다는 에리쨩의 표정이 보였습니다.



「에리쨩, 화난거 아니였어?」


「어? 코토리가 내가 화낼만한 일을 했던가?」


「그... 몰래 보고있던거라던가...」


「아, 그거, 이쪽이야말로 묻고 싶어. 왜 그런거야?」


「에... 그...그건」



이번에야말로 화낼거야. 라는 마음에 눈을 질끈 감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과는 전혀 반대된 대답이었습니다.



「그런건 직접 물어보는게 더 좋았을텐데」


「츙!?」



지금 에리쨩이 뭐라고 한거지?


직접? 뭐를? 아니 지금 얘기는 백합에 대한거니까 지..직접 이란건, 역시 에...에리쨩은 그...그..그런――



「나도 직접 곁에서 가르쳐주는게 편하고」


「.뭐를 말윕니카?」



가...가르쳐준다는건 그...그..런걸 말하는걸까나아...~?



「코토리? 얼굴이 빨간데 괜찮아?」스윽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며 코토리의 이마에 손을 대는 에리쨩이지만 지금의 코토리에겐 그런건 역효과라구


「아니, 코토리는 직접 하는것보단 보는게 좋다고 해야하나, 한다고 해도 코토리는 간식이 되는게 아니라 먹는쪽이 좋다고 해야할까 아하하」


「그래도 뒤에서 보는것보단 직접 알려주는게 빠르고. 처음엔 힘들지만 금방 익숙해질거야」


「삐약삐약삐약」



몰랐어. 설마 에리쨩이 그런...



「코토리?」갸웃


「에...에리쨩은....」


「?」





「에리쨩은 엣찌 스케베 레즈 여왕!!!!!!!!!!」다다다




xxx




코토리가 영문 모를말을 내뱉고 나간 학생회실에는 몇분전과 같이 나만이 홀로 남겨진 상태다.


내게 민폐 끼칠까봐 어깨넘어로 학생회 일을 배우겠다는 코토리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직접 가르쳐주려고 한것 뿐인데.


도중에 얼굴이 붉어져 감기기운까지 체크해주는 나는 정말 멋진 선배가 아닐까 라고 생각한것도 잠시, 코토리는 도망치듯이 뛰쳐나갔다


원인을 모르는 내가 할수있는 일은 그저



「내가 뭘 잘못 말한건가?」



라는 말과 함께 방금전 일어난 일을 필사적으로 분석하는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