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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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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노카는 오늘 니코쨩한테 칭찬받는다 *2021 호노카 생일 축전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니코쨩한테 귀여움받는다. 오직 그 생각뿐이었다. 오늘 아침, 니코쨩한테 칭찬받는 마키쨩을 본 게 계기였다. 마키쨩은 장하네 니코. 하며 쓰다듬는 니코쨩의 손. 그 광경을 멍하니 보고 있더니, 불현듯 떠오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다. “호노카만 못 받아본 거 아냐?” “갑자기 또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요.” “칭찬 말이야, 칭찬. 니코쨩이 해주는 칭찬!” 방과 후 교실. 온종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해소되지 않는 이 답답한 기분을 호노카는 우미쨩한테 말했다. 주변 사람 관찰이나 주의 깊게 보는 건 그다지 해본 적 없었지만, 생각해보면 니코쨩은 타인의 칭찬을 자주 하는 편이었다. 에리쨩이 혼자 남아 일할 때라던가. 아니면 우미쨩이 검도부에 가문 ..
어쩌면 애절할 그날의 생일이야기 * [어쩌면 애틋할 그날의 생일이야기]의 후편입니다. 본편을 먼저 감상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 ≫--------------------------------------→ 오늘은 기대하고 기대하던 제 생일입니다!하늘도 제 생일을 축하하는 듯, 비가 펑펑 내리네요. 하지만 지금은 궁도부의 대회 준비가 한창이므로,이른 아침부터 평소보다 조금 멀리 있는 과녁에 활시위를 당겨봅니다.숨을 가다듬고 가볍게 손을 놓으면, 팍 하는 소리와 함께 정중앙에 꽂히는 화살. 왠지 오늘은 좋은 예감이 드는군요. 사실 이 아침 연습은 원래 방과 후에 있었던 일정이지만, 그 때에는 다른 부실로 찾아가야 하니까요.바로 아이돌연구부입니다. 분명 작년 누군가의 생일이 찾아오는 날..
고등학교 선생님 에리 에리에게 학교 공부란 쉬운 일이었다. 언제나 철두철미한 성격을 가진 그녀이기에 하루하루는 계획된 삶이었고 학교생활도 어느 정도 짜인 틀 사이에 있었다. 그래도 단조롭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나머지 부족한 부분은 뮤즈 멤버들을 통해 경험하며 겪는 일들도 다양해졌다. 에리가 얻는 것이 있다면 다른 멤버들도 얻는 것이 있었다. 에리의 성격은 우미를 제외하고는 비슷한 면을 가진 멤버가 없었다. 그래서 대부분 에리에게 의존하고는 했다. 3학년이기도 하고, 공부도 워낙 잘했다. 에리가 처음 그 질문을 받은 것은 여름이 찾아올 때쯤 학교의 모든 일과가 끝난, 온전히 뮤즈 멤버들끼리 남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던 때였다. 대부분 당연히 그들의 이야기는 라이브나 앞으로 활동의 방향에 대한 말이었다. 그것도 에리와 우..
사용 설명서 사용 설명서 우미(45)「... 그 다음에 말로 완료, 라고 말하면 적용됩니다. 제대로 듣고 있나요, 에리?」 어두운 방에 혼자 앉아 홀로그램 녹음기에 대고 말하는 저를 보면, 무서워 할 사람들이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얼핏 보면 딱히 아무래도 상관없는, 새로 나오는 신형 기계들의 사용 설명서를 단지 읽을 뿐인 무의미한 행동, 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벌써 이런 일을 하기 시작한 지 15년이 지났습니다. 기술에 발전에 따라, 새로운 기술들과 그 새로운 기술들을 탑재한 여러가지 유익한 도구들이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실로 15년전이라면 생각할 수도 없을 정도의 기술들이 나오고, 만약 15년 전의 사람이 시간여행을 해서 지금 깨어난다면, 사용법을 몰라 쩔쩔 맬 정도의 도구들입니다. 자동차들은 사람없이 돌아다..
조명이 꺼진 뒤에도, 가수는 음악을 꿈꾼다. 흐르는 멜로디를 따라 머리칼이 휘날린다. 가사가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모두의 목소리와 어우러진다.볼을 타고 흘러내리는 땀. 그 땀마저 기분 좋게 느껴졌기에 닦아내지 않았다. 노래에 맞추어 저마다 가지각색의 형광봉을 들고 흔드는 관객들,들려오는 그들의 환호와 응원소리. 음악이 끝나자 스포트라이트가 꺼진다. 긴장 때문에 한꺼번에 숨을 몰아쉰다. 다음 무대가 열리기 직전의 짧은 순간.마음이 이어진 듯 모두와 눈이 마주치자 입가에 미소를 띤다. 지금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행복해. 『노조미쨩! 다음 노래가 이번 무대의 마지막이야.』 손을 내미는 호노카. 『뭘 멀뚱멀뚱하게 서있는 거야? 노조미.』 니코. 『…….』 뮤즈의 모두와 함께. 영원히 끝나지 않는 뮤즈의 세계ㅡ ... 「오랜만이네.」 「...!」 짤랑ㅡ ..
추락한 천사와 해바라기 -完- 그날 내리던 비가 그치지 않은 것처럼, 거무스름한 구름이 가린 하늘은 여전히 빗물을 뱉어내고 있었다. 젖은 풀냄새, 떨어지는 빗물이 바닥에 고인 웅덩이와 부딪히며 투둑거리는 소리. 에리를 떠나보낸다. 아니, 에리가 내 곁을 떠나간 건 한참 전의 일.에리는 이미 날개의 깃털을 붙잡을 수 없을 만큼 멀리 날아가버렸다. 에리와 지낸 시간동안 그 어느 때보다도 더 행복함을 느꼈다.소중한 추억들과 수없이 많은 감정을 마음속에 새겼다. 『아야세 에리』돌에 새겨진 그 이름을 속으로 되뇌자,거친 숨을 쉬며 생기를 잃어가는 차가운 에리의 몸의 감촉과, 에리를 껴안고 눈물 흘렸던 그 순간이 떠올랐다. 이젠 에리를 볼 수 없다.사진과 영상, 머릿속에서 점점 희미해져가는 기억으로만 되새길 수 있는, 사라져버린 사람.그렇게 생..
추락한 천사와 해바라기 -4- 날개를 잃은 천사는 연인을 기다렸다. 연인은 천사를 찾아오지 않았다. 천사는 날개가 사라진 어깨를 더듬으며 연인이 찾아오기를 묵묵히 기다렸다.연인이 아픈 상처를 보듬어주기를 바랐다. 그럼에도 연인은 천사를 찾아오지 않았다. 천사는 마음을 접고, 혼자 날아오를 준비를 시작했다. 하지만 천사는 날개가 없기에 날아오를 수 없다. ... 마침내 연인이 천사를 찾아왔을때, 연인은 천사가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다. ... - 팡- 알록달록한 무지개 무늬 우산을 펼치고 호무라의 입구를 벗어난다. 몇 발자국 걷기가 무섭게 우산 위로 빗물이 쏟아져내리며 후두둑하고 소리를 낸다. 어제만 해도 다같이 옥상에서 연습할 수 있을만큼 맑은 날씨였는데-한여름의 날씨라는건 정말 변덕이 심하다. 우산이 미처 가리지 못한 부분으로 비가 ..
추락한 천사와 해바라기 -3- 「뭐!?」 내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마키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쏘아붙였다.많이 놀랐는지 마키 특유의 목소리가 옥상난간을 넘어 음악실까지 들릴 것 같았다. 다른 멤버들도 마찬가지로, 마키보다 더하면 더했지 침착한 사람은 없어보였다. 「호노카, 진심입니까?」 「응! 다함께 에리를 위한 라이브를 하자! 다른 관객은 부르지 않고, 에리만을 위한 무대를!」 이것이, 내가 생각해낸 해답이었다. 「전 반대합니다. 지금의 에리가 라이브를 본다고 해서 기운을 되찾는다는건 힘들거라 생각해요.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습니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조금 무모해 보이는 방법이니까, 반대라면 각오하고 있었다. 「무모하더라도, 아무 의미가 없더라도 에리쨩을 위해서 라이브를 하고 싶어!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