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럽갤문학/단편

사랑에도 답이 있을까?

세상이란게 참 알수가 없는 일들 뿐이더라고.

나, 니시키노 마키가 오토노키자카에 들어온지 3개월정도 되던 때였다.

아이돌 연구부에서 니코를 만나게 되고, 서로 투닥이며 다툴 때도 있지만 서로에게 계속해서 끌리게 되었다.

그러던 중 니코에게 고백을 받게 되고 망설였지만, 조금은 어색할 때도 있지만 사귀는 관계가 되어버렸다.

이 이야기는 나와 니코가 사귀게 된 후의 일을 그려낸 것이다.

 

아무거도 하지 않았는데 벌서부터 몸이 더워지기 시작하는 여름.

책상에 앉은 채, 한방울씩 땀을 흘리며 턱을 괸 채, 멍하게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을 때였다.

"마키쨩! 어디 보고 있어냐-!"

의자 뒤에서 갑작스래 덮쳐오는 린.

살짝 짜증난 목소리로 몸을 뒤척이며 소리친다.

"덥다구! 짜증나니까 저리 비켜!"

"헤헷~ 마키쨩은 오늘도 신경질이네냐-"

"덥.다.구!!!"

순간 화가 치밀어 올라 힘 껏 밀어 제치고 조금은 시원한 바람이 들어오는 창가 쪽으로 몸을 옮긴다.

"리, 린쨩 괜찮아?"

"카요찡. 물론 괜찮아! 평소에 마키쨩에게 맞는거에 비하면 이정도는 세발의 피다냐!"

"저기, 린. 누가 들으면 평소에 맨날 맞고 다니는 거처럼 들이잖아."

"평소에도 맨날 때리잖아?"

반박하려고 했지만 생각해보면 안 때리는 날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이긴 하다.

"그, 그건 린이 자꾸 더운데 들러 붙으니까..."

"다~ 좋아서 그런거다냐!"

"마키쨩, 린쨩이 원래 좋아하면 자주 달라 붙고 그래. 조금만 이해해줘."

옆에서 린의 말을 보충하는 하나요의 말 때문에 어쩔수 없이 한숨 쉬고 다음에는 한번 참아보기로 생각한다.

그건 그렇고 하나요도 하나요다.

어릴 때부터 친한 친구였다면 저런 행동은 방관하는게 하니라 조금은 말리게 해야하는 거 아닌가?

물론 여자끼리라서 괜찮다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요즘 들어서는 전혀 다른 의미로 전해져온다.

마치 다른 여자와 접촉하는 것 그 자체에 위화감을 느낀다고 해야하나?

무슨 기분인지 알 수가 없다.

어쨌든 요즘에는 여자와 접촉하는 것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역시 니코와 사귀게 된 것을 시발점으로 이런 증상이 생기게 된 것이겠지.

그 날.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한다.

아무도 없는 부실, 그곳에 있는 것은 오로지 나와 니코.

아직은 지금 처럼 덥지 않은 계절 속에서 천천히 흘러 들어오던 봄과 여름의 경계를 느끼게 해주는 바람을 타고 니코의 고백은 아주 자연스럽게 내게로 전달 되었다.

살며시 미소 지으며 좋아한다고 하는 니코의 목소리에 나의 표정은 어땠는지 모르지만 한 껏 당황하며 의미 모르겠다는 소리를 지르고 도망치려는 나의 손을 꽉 부여잡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집념에 져버린 걸까?

아니면 정말로 두근거리기에 그랬던 걸까?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마주보게 되었다.

그 뒤로 딱히 뭔가 더 나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이것도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한다.

물론 오늘처럼 린이 덮쳐오면 과잉반응을 해버리는 것도 있지만.

조심해야지.

"마키쨩 얼굴이 조금 빨간데 무슨 생각 하고있어냐-? 설마 방금 나에게 안긴 것 때문에 조금은 설레였다거나...?"

"그, 그런거 아니거든! 의미 모르겠어! 오늘은 평소보다 더워서 그런 것 뿐이야."

"앗, 그러고보니 정말로 얼굴이 빨개."

"하나요까지... 정말이지 아니라니까!"

왠지 부끄러워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어진다.

 

수업이 다 끝나고 하굣길.

오늘은 부활동도 없는 날이어서 바로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젠 정말로 여름이라는 듯이 아스팔트 길에서는 아지랑이를 내뿜으며 눈살을 찌뿌리게 만들었다.

마치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거부하게 만들 정도로 강한 더위를 겨우 견뎌내며 천천히 앞으로 걸어나가고 있을 때였다.

"마키쨩!"

이 무더운 날씨에 멍 때리며 걸어가던 도중 뒤에서 덮쳐오는 누군가.

또 린인가...

한숨을 쉬며 약간은 목소리에 짜증을 섞어서 뒤돌아보았다.

"그거, 좀 그만하라고... 더워 죽겠다고...!"

"아, 으, 응."

갑자기 기가 죽은 니코의 고개 숙인 모습이 보였다.

에? 린이 아니었어?

그것보다 니코 원래 이런 케릭이 아니잖아?

갑자기 기가죽은 니코의 반응에 당황해서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모른 채, 갈팡질팡 하며 손을 허공에서 마구 흔들어대며 핑계를 댔다.

"그게 아니라 린인줄 알았어! 린은 시도때도 없이 계속해서 뒤에서 덮쳐오니까 이번에도 분명 린인줄알고 더운 날씨에 순간 짜증이 치밀어 올라서 나도 모르게 그만 화낸거야. 절대 니코한테 그런게 아니라고. 내가 니코에게 그럴리가 없잖아?"

고개를 숙인채, 반응이 없던 니코는 나지막하게 한마디 내 뱉었다.

"왜 나한테 그럴리가 없는거야?"

"그거야 당연히 우린... 핫!"

정신 없이 말하다가 겨우 깨달아서 양손으로 입을 닫았다.

"우리이이인~~?"

살짝 고개를 들어올리며 소악마 표정을 지은 채, 얼굴을 가져오는 니코를 보며 당했다라고 생각하며 옆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키쨩~~? 니코는 방금 마키가 말하다가 '핫!'하고 말을 끝은 그 다음말이 궁금해 죽겠는데 말이야? 알려주면 방금 받은 상처는 전부 사라질거 같아 니콧!"

어느새 완전 자기 페이스라는 듯이 니코니코니를 연발하며 주위에서 맴도는 니코를 보자 왠지 모르게 살짝 분하였다.

"벼, 별로! 친구라고 말하려고 했던거거든~"

겨우 내뱉은 말이 이거였다.

니코는 싱글벙글 웃으며 옆으로 다가와서 팔짱을 끼며, 앞으로 이끌고 나갔다.

"니코랑 마키는 친구지, 응! 아주 친한 친구."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저렇게 소리치는 니코의 목소리를 들으며 또 얼굴이 달아오르는거 같았지만 그런 변화는 눈치채지도 못하고 니코에게 끌려갔다.

정말이지 의미 모르겠단 말이야.


집으로 가던 도중 처음에는 있는 힘껏 끌고가던 니코는 금방 지쳤는지 뒤에서 헐떡이면서 쫒아오는 것을 보고 근처 카페에 들러 잠시 쉬었가 가기로 하였다.

잠시 앉아서 더위를 식히며 주문한 딸기 파르페와 바나나 파르페를 먹으며 니코는 내게 물어보았다.

"린이 방금 니코가 한 것 처럼 뒤에서 자주 끌어 안고 그래?"

"뭐, 종종 그러기는 하지."

그러자 니코는 약간 표정이 굳어지며 헤에~ 라는 듯이 파르페를 입에 넣었다.

"뭐야? 질투하는 거야?"

"물론이지. 마키는 내껀데 말이야."

"푸훕!"

입에 있던 파르페를 전부 뿜어내고 말았다.

"뭐야~ 얼굴에 다 묻었잖아."

"가가가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하는 니코 잘못이겠지!"

"뭐가 이상해! 당연한 말을 했을 뿐인데."

일단 옆에 티슈를 뽑아 니코의 얼굴을 닦아주며 말하였다.

"뭐, 일단은... 그러니까 부정은 안하겠는데.... 부끄러우니까 그런거 좀 그만 했으면 하는데?"

"헤에~ 부끄럽구나?"

"벼, 별로. 그렇게 부끄럽지는 않은데?"

"그럼 계속 해야지."

"부끄러우니까 그만하라고!"

완전 니코의 페이스.

가지고 놀림 당하고 있다는 자각은 하고 있지만 성격상 컨트롤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조금은 실망스럽기도 하였다.

"그건 그렇고 마키쨩."

"또 왜?"

한 껏 가지고 놀림 당하다가 갑자기 표정을 싹 바꾸고는 진지하게 물어보는 니코에게 왠지 질 수 없다는 기분에 조금은 신경질 적으로 되받아쳤다.

"혹시, 만약에 경우인데 린이 고백하면 어떻할거야?"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하는 니코의 생각을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설마 진짜로 질투라도 하는 건가?

조금은 귀여운 구석도 있다는 생각을 하며 여유있게 웃으며 답하였다.

"글쎄~ 사귀어버릴까나~"

"뭐, 뭐야! 사람은 이렇게 진지한데!!!"

"농담이야!"

볼을 힘 껏 부풀리며 토라진 니코의 뺨을 손가락으로 툭툭치면서 남은 파르페를 먹고 우리는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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